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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헌재 지정재판부 기각 이유 생략 가능 법안 발의…법조계 “재판받을 권리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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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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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박지원 의원, 개정안 대표발의
지정재판부 재판관 3명→4명 증원
‘사전심사 단계서 기각도 가능하게’
“단심제 헌재서 기각 이유 생략은 불합리”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뿐 아니라 기각할 수 있도록 하고 결정 이유를 적지 않아도 되게 하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됐다. 재판소원(법원 확정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등 사건의 무분별한 청구를 방지하고 헌재가 중대한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법조계에선 “단심제 헌재에서 결정 이유를 생략하는 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13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헌재 지정재판부가 명백히 이유 없는 청구를 각하뿐 아니라 기각할 수 있게 하고 기각 결정에 이유를 적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헌재법 개정안을 10일 대표발의했다. 지정재판부 재판관을 증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법안은 발의 이튿날인 11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연합뉴스

지정재판부는 헌법소원 청구를 사전심사한 뒤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았거나 △청구기간이 지났거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하지 않았거나 △청구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심판청구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으로 심판 청구를 각하할 수 있다.

 

하지만 청구 내용이 다툴 가치가 명백히 없는 경미한 사건에 대해 ‘기각’ 결정을 할 수 없어 상당수 사건이 전원재판부 본안 심리로 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지정재판부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명백히 이유 없는 헌법소원 청구는 기각하고 그 이유도 생략하도록 해 지정재판부와 전원재판부 모두 중요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개정안 취지다. 

 

박 의원은 “헌법재판의 실효성과 권위를 보장하기 위해 헌재는 중대한 헌법 문제에 대한 심리와 논증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지정재판부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지정재판부 단계에서 기각 이유를 생략하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장판사는 “헌재는 3심제인 법원과 달리 ‘단심제’ 기관으로, 당사자는 헌재 결정에 대한 불복이 불가능하다”며 “단심제에서 청구가 기각돼도 그 이유가 결정문에 없으면 영영 내 청구가 기각된 까닭을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기에 처음 헌재를 설계할 때 사전심사부 결정문에 각하 이유도 모두 적도록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심리불속행 기각’ 제도를 두고도 판결 사유를 적지 않는 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비판이 계속됐는데, 헌재도 같은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나마 대법원 판결은 당사자가 1·2심을 거쳐 판단 이유를 받아보기라도 했지만 헌재는 헌재 결정으로 끝 아니냐”고 반문했다.

 

재판소원 도입으로 사건 폭증과 헌재 업무 마비가 예상되자 뒤늦게 추가로 법을 고쳐 수습해 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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