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처장 등 첫 공판 특검측 증인으로 채택돼
징계사유 “비위 정황 확인” vs “보복” 공방
공수처 “감찰·징계와는 별개” 의혹 선 그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거쳐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수사관 중 한 명이 지난해 채해병 특별검사팀(특검 이명현)에 오동운 공수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로 파악됐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15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가 얼마 전 중징계 대상자로 발표한 수사관 3명 중 과장급 A씨는 다음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공수처 오 처장과 이재승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중계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채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덧붙였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징계 사유와 관련해 공수처는 “상세한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만 했으나, 징계 대상자들에 따르면 공수처는 디지털포렌식 장비 도입 과정과 관련 해외 출장에서 드러난 일부 의혹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통화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다”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업체는 해외 제조사의 포렌식 기기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리셀러(reseller)라고 한다.
B씨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아직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들에 대한 감찰과 징계는 A씨의 상황과 별개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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