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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설원 위의 ‘스마일리’ 김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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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알프스산맥의 눈부신 설원 위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다. 차가운 눈바람을 뚫고 피어난 그 꽃은 다름 아닌 ‘웃음꽃’. 몸은 비록 불편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아 ‘스마일리(Smiley)’라는 사랑스러운 별명을 얻은 김윤지(한국체대)가 그 주인공이다.

 

김윤지는 지난 9일 새벽(한국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여자 좌식 12.5km 경기에서 38분00초1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금빛 쾌거는 단순한 승리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한국 여자 선수로서는 동계 패럴림픽 사상 최초의 개인 종목 메달이며, 2018년 평창 대회 신의현 이후 8년 만에 터진 역대 두 번째 금메달이기 때문이다.

 

김윤지가 열어젖힌 대한민국 장애인 스포츠의 새 지평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이는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대한장애인수영연맹, 그리고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협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해 온 결실이다.

 

그녀의 성공 신화는 세 살 무렵, 재활을 위해 처음 발을 들였던 수영장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선천적 척수장애라는 커다란 제약을 안고 태어났음에도 김윤지는 물속에서 스스로 인생의 물길을 개척했다. 이후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기초종목 육성사업 대상자로 발탁된 그는 겨울이면 차가운 스키 부츠를 신었다. 덕분에 여름의 물속에서는 장애인체전 수영 5관왕에 빛나는 ‘인어’로, 겨울의 눈 위에서는 세계를 제패하는 ‘철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하계와 동계를 통틀어 MVP를 세 번이나 거머쥔 이력은 그녀가 가진 압도적인 천재성과 성실함을 동시에 증명한다. 특히 한국체대 입학 당시 과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학업에도 매진했다. 그는 운동과 공부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 이른바 ‘Z세대 엘리트 운동선수’의 완벽한 표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금빛 질주가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경기 중반, 두 번째 사격에서 두 발의 실수가 나오며 순위가 순식간에 5위까지 곤두박질쳤다. 바이애슬론에서 사격 1발의 실수는 곧 1분의 시간 페널티를 의미한다. 자칫 평정심을 잃고 무너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으나, 김윤지의 ‘강심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윤지 시대’는 이제 막 막을 올렸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그녀의 스키 끝이 다음에는 또 어떤 감동의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전 세계의 이목은 ‘스마일리’를 향하고 있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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