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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다시 마주한 이세돌 ‘상생’의 바둑돌… “이젠 인류 동반자” [알파고 쇼크 10년… AI 공존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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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호·이승주·권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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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대결’ 기념 행사

“승부 대상 아닌 인간 돕는 도구”
챗 GPT 필두 일상에 스며들어
AI 데이터센터 새 먹거리 부상
반도체 기술 발전 견인 ‘선순환’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 흰 와이셔츠와 검은 양복의 남성이 등장해 바둑판 앞에 앉았다. 10년 전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역사적 대결을 벌였던 주인공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었다. 그는 10년 전 같은 장소, 같은 차림으로 다시 AI와 마주 앉았다. 에이전틱 AI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인핸스가 2016년 알파고와의 대국이 열렸던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연 ‘뉴 에라 비긴즈’ 행사에서다.

10년 만에 재대국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오른쪽)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핸스의 ‘에이전틱 AI 상용화 글로벌 캠페인’ 행사에서 AI 바둑 모델과 대국을 하며 이승현 인핸스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10년 만에 재대국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오른쪽)이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핸스의 ‘에이전틱 AI 상용화 글로벌 캠페인’ 행사에서 AI 바둑 모델과 대국을 하며 이승현 인핸스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이 9단은 스스로 바둑 AI를 만들고 대국 시범을 보이는 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 9단이 “바둑판에 점수와 차트 기록도 함께 들어가게 해달라”고 AI에게 주문하자 바둑 모델이 완성됐다. 이 9단은 새로 만들어진 AI와 몇 수를 주고받은 후 “알파고 수준은 넘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10년 만의 재대결을 평가했다. 이 9단은 “AI는 승부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더 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게 돕는 도구로 정의돼야 한다”며 “10년 전 우리는 AI와 대결했지만, 이제는 AI와 협업해 함께 나가는 시대로 전환됐다”고 강조했다.

 

이 9단의 말대로 10년 전 그를 이긴 알파고는 AI 기술 발전의 발판이 됐고, 2022년 AI 대중화를 이끈 챗GPT의 뿌리가 됐다. 인간의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로 시작한 AI에 대한 거대한 담론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통합과 공존’이라는 키워드로 발전했다. 도구를 넘어서 우리 삶의 동료로 선뜻 다가온 AI는 이제 우리와 상호작용을 하며 기술과 삶을 발전시키고 있다.

◆인간을 넘어서기 위해 인간이 된 AI

 

10년 전 이 9단이 대국 상대로 알파고를 맞이한 세기의 대결을 두고 대부분 이 9단의 일방적인 승리를 점쳤다. 정보기술(IT) 전문가와 학자들은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를 이기려면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여겼다. 알파고의 개발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조차 승률을 50대 50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알파고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다섯 차례 대결에서 제4국을 제외하고 알파고는 완벽한 승리를 따냈다. 이 9단이 힘겹게 불계승으로 1승을 거두며 인류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전문가들은 AI의 변칙적인 수가 인간을 뛰어넘었다는 점에 경악했다.

 

직관과 창의성까지 요구되는 바둑에서 인간을 이긴 알파고의 시작은 역설적이게도 인간이었다. 허사비스 창업자는 인간을 넘어서기 위해선 인간의 뇌처럼 학습하는 AI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우리 뇌에 있는 수많은 신경을 본떠 정책망과 가치망이라는 두 신경망을 알파고에 적용한 배경이다.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지난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알파고에서 알파폴드까지 : 이세돌-알파고 대국 1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 미소짓고 있다. 뉴스1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지난 5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알파고에서 알파폴드까지 : 이세돌-알파고 대국 10주년 기념 특별대담'에서 미소짓고 있다. 뉴스1

◆알파고 넘어 챗GPT로 친구가 된 AI

 

알파고가 가진 AI 기술은 이후 인간의 삶과 인류의 역사를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대결 상대였던 AI는 이제 우리에겐 없어선 안 될 동료가 됐고, 공존을 위한 시간이 열렸다. 구글이 2017년 공개한 트랜스포머는 AI가 막대한 양의 정보를 병렬로 연산해 맥락을 파악한 뒤 정보값을 예측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의 토대가 된 기술이다. 오픈AI는 이 기술을 활용해 2022년 11월 진일보한 AI 챗봇 챗GPT를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AI 열풍을 일으켰다. 챗GPT 등장으로 AI는 대중화의 바람을 탔고, 급속도로 눈부시게 진화했다. 생성형 AI 등장 초기에 문서 요약과 보고서 작성 등 간단한 업무에 활용되던 AI가 지금은 기업의 경영·생산, 개인의 자산 투자, 국가 운영, 전쟁 등 분야를 망라해 핵심 도구로 쓰이고 로봇 상용화 시대까지 앞당기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세계 각국의 미래 먹거리가 됐고, AI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2013년 처음 등장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최근 3년간 빠르게 진화해 6세대 양산에 돌입했다. 2016년 이 9단과 알파고의 대결 당시 80억달러(12조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AI 시장은 지난해 5370억달러(800조3448억원)에 이르렀다.

AI는 이제 인간과 함께 상호작용을 하며 기술적인 발전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향후 피지컬 AI를 통한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대중적으로 등장할 것”이라며 “AI기술이 인간과 대치하는 데서, 스며드는 것을 넘어 큰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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