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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수비대, 모즈타바에 “완전한 복종”… 중동 ‘총성’ 길어질 듯 [美·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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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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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새 최고지도자 선출

“자기희생 준비 됐다” 충성 선언
IRGC ‘후계자 선정 배후’ 작용

“모즈타바 반대하는 사람 미국편”
타임지 “트럼프 반대가 한몫” 분석

온건파 지도자 원한 美·이스라엘
이번에도 암살 시도 가능성 제기

이란 혁명수비대가 새 최고지도자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사진)가 선출된 직후 충성을 선언하며 전쟁 중인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강경 대응을 이어갈 뜻을 드러냈다.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기존의 전략을 지속하겠다는 것이어서 전쟁 장기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신(이란 최고지도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데 완전한 복종과 자기희생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모습이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에 송출되고 있다. 모즈타바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폭사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차남이다. 이란 국영TV 제공, AP연합뉴스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모습이 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TV에 송출되고 있다. 모즈타바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폭사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차남이다. 이란 국영TV 제공, AP연합뉴스

또한 국영방송 IRIB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지도 아래 점령지를 향해 첫 미사일 공격을 했다”면서 ‘당신의 명령에 따라, 사이이드(세예드의 아랍어 표기) 모즈타바’라는 문구가 적힌 미사일 사진도 공개했다. 사이이드(세예드)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임을 나타내는 칭호다.

 

모즈타바는 1980년대 IRGC에서 복무하고 2000년대 이후에는 예하 민병대인 ‘바시즈’에서 반정부 시위 진압 총책임자를 맡은 경력 등으로 군과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IRGC가 모즈타바의 차기 최고지도자 임명을 적극 밀어붙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모즈타바 선출 직후 IRGC가 즉각 충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후계자 선정작업에 직접적인 배후로 작용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IRGC는 정규군과 별도의 군 조직을 보유하면서 이란군 전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 지도자 사진들고 거리로 …이란 시민들이 9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엔켈라브(혁명) 광장에서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국기를 흔들고 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사진 등을 흔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WANA 제공,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새 지도자 사진들고 거리로 …이란 시민들이 9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엔켈라브(혁명) 광장에서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국기를 흔들고 모즈타바 최고지도자 사진 등을 흔들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WANA 제공, 테헤란=로이터연합뉴스

당초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도 “(모즈타바가) 합법적 절차에 따라 선출됐다”며 새 최고지도자를 중심으로 단결하자는 뜻을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무장조직 후티도 새 최고지도자 선출을 환영했다. 외신은 모즈타바를 부친의 반서방·강경 보수 성향을 계승하는 인물로 평가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되자마자 수장을 잃은 이란이 모즈타바를 중심으로 권력을 빠르게 정비하면서 전쟁 장기화를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가 오히려 모즈타바의 권력 장악에 도움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분석가는 타임에 “다른 대안이 떠오르는 상황에서, 정권의 최대 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모즈타바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오히려 ‘모즈타바에 반대하는 사람은 미국편’이라는 비난여론이 생겨나며 모즈타바 선출이 더 확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인 쿠웨이트의 고층 건물. AFP연합뉴스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화염에 휩싸인 쿠웨이트의 고층 건물. AFP연합뉴스

모즈타바의 유력 후계자설이 흘러나온 이후에도 이란 당국의 발표가 미뤄지자 일각에서는 미국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커 전쟁이 끝날 때까지 발표를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럼에도 발표를 강행하면서 이란 정권이 제 기능을 하고 있음을 알리면서 미국에 대한 저항 의지를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알자지라는 “모즈타바의 권력 장악은 이란 정권 내 강경파가 여전히 권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차기 이란 지도부로 온건파가 들어서기를 기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세는 당분간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즈타바가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자 그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이란에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고 후계 구도에 개입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모즈타바 암살을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즈타바에 대해 “우리 승인을 받지 않으면 그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년 뒤에 (미국) 사람들이 (이란으로) 돌아와 같은 일을 또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공습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이란 최고지도자에 대한 암살을 계속 시도할 것을 암시한 셈이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이란의)후계자는 물론 그를 지명하려는 누구라도 계속해서 추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모즈타바가 이란과 서방의 긴장 완화를 이끌 것이란 소수 의견도 나온다. 모즈타바와 가까운 정치인인 압돌레자 다바리는 NYT에 “(사우디아라비아 개방을 이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비슷한 스타일의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모즈타바는 구조적 변화에 대한 의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의 아들이라는 배경에, 이란 강경파도 모즈타바의 행보에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을 것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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