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해가 떠 있거나 밤만 이어지는 나라에서 사랑을 잃고 있다 사랑을 식탁 위에 놓고 매일 섭취하려 노력하지만 희망은 있니? 우린 건강해질까?
그래도 사랑을 말해보려 해 그러려고 노력해 내일은 꼭 일찍 일어나서 사람답게 살아야지 카페라도 가서 밀린 일을 끝낼 거야 그런 지켜지지 않을 평범한 다짐처럼 사랑을 결심해 본다 나한테 자주 부족한 것 햇빛이나 도파민 약을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당신에게 나눠줄 수 있을까? 무엇을? 사랑을?—빛과 아침을
그러나 나는 아침에 일어나질 못하니 당신은 영원히, 홀로, 쓸쓸히, 출근하네
영원을 수식하는 단어가 쓸쓸인지 홀로인지 불멸의 당신인지
“영원히 해가 떠 있거나 밤만 이어지는 나라”란 어디일까. 시 속 사람은 지금 그런 나라에 있다. 사랑을 잃고 있다. 도시에서 분주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나는 아, 내가 사는 여기가 바로 그런 나라로군, 고개를 주억거린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애를 쓰는지. 밀린 일을 처리하고 허겁지겁 밥을 먹고 수시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탄다. 그럼에도 몸과 마음은 갈수록 쇠약해지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는 조금 부족한 게 아닐까, 아픈 게 아닐까 자책하며 집 안에 가만히 웅크리는 때때로의 날들을 떠올려 보기도 한다.
시 속 사람은 지쳐 있는 것 같다. 아침이 와도 일어나지 못하고, 다만 곁의 한 사람을 바라본다. “홀로, 쓸쓸히, 출근”하는 사람을. 그에게 무엇인가 주고 싶어서, 얼마간의 사랑이나마 건네고 싶어서 미력한 결심을 거듭한다. “빛과 아침을” 위한 결심. 우리는 얼마나 간절히 그런 것을 필요로 하는지. 사람답게 좀 살아보려고. 소중한 이를 영원히 쓸쓸하게 만들지는 않으려고.
박소란 시인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반세기 만의 유인 달 탐사](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494.jpg
)
![[기자가만난세상] 노동신문 ‘혈세 논쟁’을 끝내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485.jpg
)
![[삶과문화] 인생의 작용과 반작용](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364.jpg
)
![[박일호의미술여행] 고단한 삶을 품은 풍경화](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128/20260402520408.jpg
)
![‘파운데이션 장군’ 안 돼… 드라마 외모까지 규제 나선 中 [차이나우]](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4/300/20260404505998.jpg
)







![[포토] 박하선 '벚꽃 미모'](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4/02/300/20260402520703.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