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배우의 진솔한 수상 소감…청중들 감동
"다음번 길 잃은 소년 위해 문 열어줘야"
후배 스타에 책임감 있는 자세·연대 당부
3월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액터 어워즈’시상식. 헐리우드 배우 조합원 투표로 수상자를 선정하는 축제의 장답게 경쾌하던 분위기가 한동안 숙연해졌다.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대배우 해리슨 포드의 진솔한 수상 소감이 일으킨 감동 때문이다. 올해 84세인 노배우가 눈시울을 붉히며 과거를 회상하자 객석에 앉은 후배 스타 배우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1942년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난 해리슨 포드는 많은 설명이 필요없는 배우다. 1977년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로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블레이드 러너', '에어 포스 원' 등에 출연하며 반세기에 걸쳐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올해 수상한 SAG-AFTRA 평생공로상은 미국 배우조합이 탁월한 연기 경력과 동료 배우들에 대한 헌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시상하는 최고 영예상이다. 역대 수상자로는 메릴 스트립, 알 파치노 등이 있다.
자신을 위한 주제가처럼 된 인디아나 존스 행진곡을 배경음악 삼아 이날 공로상을 받기 위해 단상에 오른 해리슨 포드는 "이 자리에서 몹시 겸허해진다”며 "그저 '살아있다'는 이유로 상을 받으러 왔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서 그는 "경력의 딱 절반쯤 되는 시점에 공로상을 받는 건 좀 이상한 일이다. 조금 이른 것 아닌가. 나는 아직도 현역배우"라고 쟁쟁한 후배 스타가 가득한 객석에 웃음폭탄을 던졌다.
하지만 이후 8분여에 걸친 수상소감은 청중을 크게 감동시켰다. 그는 "난 하루아침에 성공한 사람이 아니다. 연기와 목수 일을 오가며 약 15년을 분투했고, 그러다 마침내 엄청난 흥행작에 출연하게 됐다"며 "이 모든 것이 혼자 이뤄낸 일이 아니다"고 스타워즈 시리즈 감독 조지 루카스와 30년간 자신을 돌본 매니저 등을 회고했다.
"매 순간 훌륭한 협력자들이 함께해 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작품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자 특권"이라며 "이 세계에서의 성공은 어느 정도의 자유를 가져다주고, 그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지지하고, 할 수 있을 때 다른 이들을 끌어올려야 한다. 자신이 있을 곳을 찾고 있는 다음 번 길 잃은 소년을 위해 문을 열어줘야한다”고 후배 스타들에게 책임감 있는 자세와 상호 연대를 당부했다.
다음은 해리슨 포드 수상소감 전문.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관심을 받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고, 동시에 몹시 겸허해집니다. 이 자리에는 훌륭한 연기로 상 후보에 오른 배우들이 가득한데, 저는 그저 '살아 있다'는 이유로 상을 받으러 왔으니까요.
그렇다 해도, 경력의 딱 절반쯤 되는 시점에 공로상을 받는 건 좀 이상한 일입니다. 조금 이른 것 아닌가요? 저는 아직도 현역 배우입니다. 하루아침에 성공한 사람이 아닙니다. 연기와 목수 일을 오가며 약 15년을 분투했고, 그러다 마침내 엄청난 흥행작에 출연하게 됐습니다.
이 모든 것이 혼자 이뤄낸 일이 아닙니다. 조지 루카스, 감사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사합니다. 또 두 분이 더 있습니다. 제가 힘든 시절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이끌어 준 두 분—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캐스팅 디렉터이자 프로듀서였던 프레드 루스, 그리고 30년간 제 매니저였던 팻 맥퀴니. 두 분은 제가 정말로 필요했던 시절에 믿기 어려울 만큼 끈질기게 저를 지지해 주셨습니다.
그분들 없이는 오늘의 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는 세상을 떠나셨지만, 이 자리에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오늘 밤 그분들의 존재가 느껴집니다. 두 분도 저를 위해 기뻐하실 겁니다.
대학교 3학년 때, 저는 많이 방황했습니다. 학업도 뒤처졌고,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중 연극을 올리는 사람들, 이야기꾼들을 만났습니다.
한때는 아웃사이더요 괴짜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들이 바로 제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소명을 발견했습니다. 이야기를 전하는 삶, 다른 사람들을 연기함으로써 얻는 정체성을. 다른 배우들과 함께하는 작업은 제 삶의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입니다. 제 커리어는 그들의 노력 위에, 그리고 작가, 감독, 함께했던 모든 출연진과 스태프 한 명 한 명의 노력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매 순간 훌륭한 협력자들이 함께해 줬고, 우리가 함께 만들어낸 작품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영광이자 특권입니다. 그 특권 덕분에 저는 저 자신을 더 잘 알게 됐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은 발을 들이기도 어렵습니다. 제 경우엔, 다행히도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 일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배우로서 우리는 수많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공유하는 경험을 확인하고 고양시키는 아이디어들을 탐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는 감동적인 연결의 순간을 만들어내는 고유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우리를 하나로 묶습니다.
우리는 아이디어와 공감, 상상의 세계에서 일할 수 있는 특권을 함께 누리고 있습니다. 때로 우리는 오락을 만들고, 때로는 예술을 만듭니다. 운이 좋으면 그 둘을 동시에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정말 운이 좋다면, 그 일로 먹고살기도 합니다. 이 세계에서의 성공은 어느 정도의 자유를 가져다주고, 그 자유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서로를 지지하고, 할 수 있을 때 다른 이들을 끌어올리는 것.
다음 세대를 위해 문을 열어두는 것. 자신이 있을 곳을 찾고 있는 다음 번 길 잃은 소년을 위해. 저는 정말 운 좋은 사람입니다. 제 사람들을 찾은 것도 행운이고, 저를 도전하게 만드는 일을 갖게 된 것도 행운이며, 아직도 그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도 행운입니다. 저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드립니다.
사랑과 용기로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해 준 저의 특별하고 아름다운 아내 칼리스타와 가족에게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상으로 저를 기려주신 SAG-AFTRA에도 감사드립니다. 정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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