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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은 ‘완판’인데 성인 독서율은 ‘뚝’…깊어지는 독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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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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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0명 중 4명만 독서…연간 2.4권
2024·2025년 ‘서울국제도서전’은 완판
일상은 디지털…이벤트로 ‘물성’ 경험

발 디딜 틈 없는 인파로 ‘티켓 완판’ 소식이 들려오는 오프라인 도서 축제와 달리,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역설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책이라는 텍스트 자체를 소비하는 인구는 감소하지만, 책을 매개로 한 문화적 공간과 경험에는 열광하는 이른바 ‘독서의 역설’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며 책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독자들이 전시장을 둘러보며 책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6일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 종합독서량은 2.4권으로 집계됐다.

 

성인 10명 중 4명만이 책을 읽고, 그마저도 1년에 채 3권을 읽지 않는 셈이다. 2023년 조사보다 독서율은 4.5%P(포인트), 독서량은 1.5권이 각각 줄었다. 학생의 종합독서율은 94.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령별로는 30대(66.4%)와 20대(57.3%)가 상대적으로 높은 독서율을 보였으나, 60세 이상은 15.7%에 그쳐 연령이 높아질수록 책과 멀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매체별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오디오북 이용이 늘었으며, 특히 20대는 전자책 이용 비율이 59.4%를 기록해 청년층을 중심으로 독서의 ‘디지털 전환’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독서를 대하는 대중의 태도 변화다.

 

과거 독서의 주된 목적이 ‘지식 습득’이나 ‘자기계발’이었다면, 이번 조사에서는 성인 20.3%가 ‘책 읽는 것이 재미있어서’를 1순위로 꼽았다.

 

숏폼 영상 같은 자극적 콘텐츠 속에서도 독서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즐거움, 이른바 ‘텍스트 도파민’을 찾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6일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 종합독서량은 2.4권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체육관광부가 6일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 종합독서량은 2.4권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하지만 현실적인 장벽은 여전하다. 성인과 학생 모두 ‘일과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를 최대 장애요인으로 꼽았으며, 이는 도서 구입비 하락으로 이어져 성인의 종이책 구입비는 직전 조사보다 4000원 줄어든 1만4000원에 그쳤다.

 

독서 지표의 하락세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현상이 바로 오프라인 도서전의 폭발적 인기다.

 

2024년과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연일 티켓 완판과 오픈런 진풍경을 연출했다.

 

통계상의 독서 멸종 위기 속에서도 도서 박람회장에 인파가 몰리는 불일치는 독서의 정의가 텍스트 탐독에서 문화적 유희로 재정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흥미로운 지점은 도서전의 흥행 비결이 책 자체보다 ‘공간의 힘’과 ‘브랜드 가치’에 있다는 것이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텍스트 힙(Text Hip)’ 문화는 독서를 지적 세련미를 드러내는 패션이자 개성으로 간주한다.

 

이들에게 도서전은 단순히 책을 사는 곳이 아닌, 감각적인 굿즈를 소유하고 작가와 소통하며 자신의 지적 취향을 인증하는 거대한 축제의 장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시상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결국 ‘독서의 역설’은 텍스트의 위기라기보다 독서 방식의 거대한 전환을 의미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디지털 기기로 효율적인 정보를 얻고, 특별한 장소에서는 종이책의 물성을 경험하며 이벤트로서 독서를 향유하는 하이브리드 소비 방식의 정착이다.

 

문체부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펼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여행과 여가 등 일상과 연계해 책을 즐기고 소통하는 독서 문화를 확산하겠다”며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다양한 출판 콘텐츠 제작과 전자책·소리책 열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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