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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후계자에 차남 유력… ‘반서방·보수 성향’ 닮은꼴 [美·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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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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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란 대립각 지속 전망

NYT “전문가회의서 선출 논의”
美 표적 우려에 발표 시점 고심
혁명수비대 복무… 군 영향력 커
반정부 시위 진압 주도적 역할도

트럼프 “바로잡을 사람 집권해야”
이 “국민 억압 지도자는 다 제거”

인파 우려… 하메네이 장례 연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그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직에 오른다면 서방과 이란의 대립각은 지속될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회의’는 이날 회의를 열고 모즈타바를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모즈타바는 지난달 하메네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공습 당시 테헤란을 떠나있어 살아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네팔 국제협력연구소 제공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네팔 국제협력연구소 제공

이란 헌법상 최고지도자는 88명의 고위 성직자로 구성된 전문가회의가 선출한다. NYT는 이들이 이날 두 차례에 걸쳐 화상 회의를 했고 조만간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공식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회의 위원 중 한 명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호세이니는 이날 국영 IRNA통신에 “새 최고지도자를 뽑는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식 발표를 서두를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69년생인 모즈타바는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4남 2녀 중 차남이다. 부친의 집권 기간 외부에 드러난 행보가 많지 않아, NYT는 모즈타바를 “아버지의 제국 뒤에서 활동해 왔다”고 평했다. 그는 1987∼1988년에 이란혁명수비대(IRGC)에서 복무하며 이란·이라크 전쟁에 참가하는 등의 경력으로 군과 정보기관 내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IRGC가 모즈타바의 차기 최고지도자 임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외신은 모즈타바를 부친의 반서방·강경 보수 성향을 계승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모즈타바는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대변인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2019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2005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는 보수강경 성향 아마디네자드 당시 후보를 지지하면서 이란 최고지도자가 간접적으로 대선에 개입한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2009년 모즈타바는 IRGC 예하의 ‘바시즈’ 민병대에서 당시 대선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 진압의 총책임자를 맡았다. 2022년 이른바 ‘히잡 시위’가 발생했을 때도 진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는 막대한 금융 자산을 소유하고 있어 부친의 자금줄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모즈타바가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자 이란 내에서 강경파가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 UPI연합뉴스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 UPI연합뉴스

미국에 협조적인 차기 지도부를 통해 이란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 엇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체포된 베네수엘라의 경우 부통령인 델시 로드리게스가 임시 대통령을 맡아 미국에 협조적인 성향으로 전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서도 ‘베네수엘라 모델’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란 내 강경파가 득세해 다시 미국과 대립각을 세운다면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양자 회담 자리에서 “최악의 경우는 우리가 이 일(대이란 군사작전)을 하고서 이전 인물만큼 나쁜 누군가가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국민을 위해 이란을 바로잡을 사람이 집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차기 이란 지도부에 대해서는 “우리가 염두에 두고 있던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이란 내부에서 인기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적합할 것 같다. 우리에겐 더 온건한 인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미국과 자유세계, 이웃 국가를 위협하며 이란 국민을 억압하기 위해 임명되는 모든 지도자는 제거 대상”이라고 위협했다.

 

이란은 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5일 오전 3시30분)부터 사흘간 국장(國葬)으로 치를 예정이었던 하메네이의 고별 장례를 연기하기로 했다.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정부 당국은 “장례식에 전례 없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행사가 연기됐다”며 “새로운 날짜는 추후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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