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심서 법리 다툼 이어질 듯
일본 법원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일본 본부를 해산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종교법인 해산 및 재산 청산 절차가 바로 시작됐다. 가정연합은 “역사에 오점으로 남을 결정”이라고 강력 반발하면서 특별항고 방침을 밝혔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고등재판소(고법)는 4일 일본 가정연합에 대해 해산을 명령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문부과학성이 2023년 10월 해산 명령을 청구한 지 약 2년5개월 만, 가정연합에 대한 일본 내 각종 공격의 계기가 된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 사건 발생 후 3년8개월 만이다.
가정연합 측은 비공개 심리 과정에서 2009년 컴플라이언스(준법) 선언 이후 자정 노력을 벌이고 있어 헌금 피해 재발 우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옛 신자들에 대해 39억엔(약 366억원) 이상의 금액을 지급하는 합의·조정이 이뤄졌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외부 변호사들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꾸려 대응에 나서는 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 만큼 해산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본의 종교단체 해산은 옴진리교와 묘카쿠지(明覺寺)에 이어 세 번째다. 앞선 두 단체는 교단 간부 등이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와 사기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민법상 불법행위를 근거로 해산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정연합의 후쿠모토 슈야 고문 변호사는 이날 판결 후 기자들과 만나 “믿을 수 없다”며 “법치국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도 되는가”라고 반발했다.
이번 판결로 가정연합은 종교법인 지위를 상실하고 각종 세제 혜택도 못 받게 된다. 법원은 아울러 2022년 말 기준 1181억엔으로 추산되는 교단 재산을 조사·관리하며 헌금 피해를 변제할 청산인으로 이토 히사시 변호사를 선임했다. 가정연합은 다만 이번 판결 이후에도 임의단체 등 형태로 종교 활동은 계속할 수 있으며, 특별항고 이후 최고재판소(대법원)에서 원심이 뒤집히면 해산 및 청산 절차는 중단된다.
가정연합은 입장문을 내고 “이 부당한 사법 판단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특별항고를 포함해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한 혐의로 최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야마가미 데쓰야가 ‘가정연합을 원망해 타격을 주고 싶었다’고 주장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결정은 아베 살해범의 욕망을 국가 차원에서 실현하는 것이자 증거재판주의에 반해 내려진 ‘결론이 정해진’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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