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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려면 민주당에서 해야지”…91세 老母의 ‘소년 김동연’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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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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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출판기념회…3만명 모여 민주당 ‘화합의 장’
“백일장 장원하던 문학소년…사회 약자의 설움 뼈저리게 느꼈을 것”
“욕심껏 사는 세상, 양심껏 사는 세상으로 바꾸는 게 나답게 사는 것”
문재인·권노갑·정청래 등 축전…민주당 원로·지도부 영상으로 격려
권칠승·추미애·한준호 의원, 양기대 전 의원과 당내 경선…4월 마무리
“백일장 장원을 두 번이나 한 ‘문학소년’이었다.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이 모진 풍파를 헤치고 고시(행시·입법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부총리까지 올랐다. 욕심이 판치는 사회에서 약자로서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일 거다.”

덕수상고 시절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은사인 이경복 선생님은 ‘소년 김동연’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이 선생님은 “김 지사가 ‘나답게 사는 것’은 욕심껏 사는 세상을 양심껏 사는 세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죠.

 

2일 오후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김 지사의 출판기념회 ‘나답게 사는 세상–김동연의 경기도 비전’ 얘기입니다.

 

이날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1500여 객석은 궂은 날씨에도 현장을 찾은 방청객으로 메워졌습니다. 미처 입장하지 못한 지지자들은 건물 곳곳에 나뉘어 행사에 귀 기울였습니다. 주최 측은 행사장을 찾은 연인원을 3만명으로 추산했습니다. 

 

행사에선 ‘풀꽃 시인’으로 불리는 나태주 시인이 목소리를 보탰습니다. 나 시인은 “글은 사람인데 김 지사의 책과 글은 온유하고 맑으며 날카롭고 섬세하다”며 “세상의 본질과 미래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지사는 인사말에 앞서 정중하게 한 방청객을 소개했습니다. 올해 91세의 노모(老母) 최근식 여사였습니다. 김 지사는 “11살에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는 32살이셨다”며 “4남매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하셨던 어머니가 정계 입문을 결사반대했는데, 결국 ‘아버지도 민주당 열혈 청년당원이었으니 정치를 하려면 민주당에서 해야 한다’고 격려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김동연 지사가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김동연 지사가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 “부족했다, 명심(明心)으로 일할 것”…큰절하며 거듭 사과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김 지사는 민주당원을 향해 큰절하며 도지사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습니다. 

 

‘화합의 장’을 표방한 행사장 무대 위에서 돌연 무릎을 꿇더니 “방금 올린 큰 절은 저의 성찰과 반성을 당원동지들께서 받아주시길 바라며 드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부족함에 대해 먼저 고백하겠다. 그간 당원들에게 ‘동지의식’이 부족했다”고 털어놨죠. “교만한 생각을 했다. 성찰하고 반성한다. 도지사 당선 이후 관료나 기관장으로서 행정에만 충실했다. 당원동지들을 보다 끌어안으며 ‘우리 민주당’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점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객석에선 ‘김동연’이란 이름 석 자가 연호 됐습니다. 

 

김 지사는 “이제는 민주당의 성공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장 열심히 역할을 하겠다”며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최초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무대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가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무대에서 큰절을 하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그러면서 ‘명심(明心)’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주권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성공으로 만드는 데 있어 제가 가장 중요한 ‘현장 책임자’란 생각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행사장에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20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도지사 경선 상대인 권칠승·추미애·한준호 의원과 양기대 전 의원을 비롯해 김용만·박정·송옥주·윤건영·이소영·홍기원 의원, 안민석·유은혜·전혜숙 전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같은 민주당 소속인 이재준 수원시장과 정명근 화성시장, 최대호 안양시장, 박승원 광명시장, 정장선 평택시장 등도 행사장을 다녀갔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권노갑 상임고문, 문희상·정세균·김진표 전 국회의장 등은 영상 축사로 힘을 보탰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지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잘러’이자 유능한 혁신가”라며 “국정 제1동반자로서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표도 “준비된 경제전문가답게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기후대응산업을 중심으로 경기도의 미래를 착실히 준비해왔다”고 평가했죠.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김동연 지사의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김동연 지사의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 金 지사, 각종 여론조사 1위…‘가파른 경선 고개’ 가능성 키워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민주당은 이달 초 예비경선을 시작해 다음 달 20일까지 후보자 공천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김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재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가파른 경선 고개에서 과연 누가 웃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경선이 본선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경선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해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는 이른바 명심(明心)의 역할이 주목받습니다.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김동연 지사의 출판기념회장 밖에서 지지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2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김동연 지사의 출판기념회장 밖에서 지지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더봄출판사 제공

김 지사의 현역 프리미엄과 엮여 복잡한 구도를 드러낼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여당의 당내 계파 갈등이라는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론조사에선 김 지사가 독주하는 모양새이지만 정치권에선 경선을 양강 구도로 봅니다. 민주당 지지층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추미애 의원이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거나 앞서기 때문이죠.

 

가장 큰 변수는 ‘결선투표제’입니다. 만약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로 이어지는데 3위 이하 후보들의 이합집산이 어느 후보 지지로 쏠리느냐 역시 중요합니다. 

 

김 지사의 “동지의식이 부족했다”는 민주당원에 대한 ‘정중한’ 사과가 어느 정도 뒷심을 발휘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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