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사용’ 리폼은 ‘상표 사용’ 아니지만
상거래 유통 등 특별한 사정에선 성립 가능
리폼 제품 ‘상품’으로 홍보하는 업체들 제동
낡거나 오래된 명품 가방을 새로운 디자인으로 수선해주는 ‘리폼’ 업체들은 명품 업체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일까?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한 리폼은 그렇지 않다면서도, 리폼 제품을 판매하는 경우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늘어나고 있는 명품 가방 리폼 업체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루이비통이 리폼업자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금지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법리오해를 이유로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 2022년 루이비통은 상표가 찍힌 자사 가방을 해체해 새로운 가방과 지갑 등을 제작한 A씨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쟁점은 리폼 행위를 상표권 침해로 볼 수 있는지였다. 루이비통은 A씨가 소유자로부터 대가를 받고 가방을 리폼해 다른 형태의 가방이나 지갑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상표가 표시돼 있기 때문에 상표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소유자는 개인적 사용을 위해 가방을 자유롭게 리폼할 수 있고, 이를 기술적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도 당연히 허용된다고 맞섰다.
앞서 1·2심은 루이비통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가 루이비통 원단을 사용한 리폼 가방과 지갑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판결하며 1500만원 배상을 명령했다. 리폼 제품이 ‘상품’에 해당하고 교환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리폼 행위는 원칙적으로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아 루이비통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렇다고 리폼업체들이 면죄부를 얻었다고 보긴 어렵다. “리폼업자가 실질적으로 일련의 리폼 과정을 지배·주도하면서 리폼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등 이를 자신의 제품으로서 상거래에 제공하여 거래시장에서 유통되게 했다고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상거래에 제공하여 거래시장에서 유통되게 할 목적으로 등록상표가 표시된 상품에 대한 리폼 행위를 요청하는 등 상표권 침해행위를 할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리폼업자가 리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행위에 관여했다면, 그는 상표권 침해에 따른 공동의 법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폼 제품의 목적, 형태, 개수 등에 관한 최종적 의사 결정의 주체, 리폼업자가 수령한 대가의 성격, 리폼 제품에 제공된 재료의 출처, 그 재료가 리폼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 리폼 제품의 소유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고, 이러한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리폼업자의 행위가 상표권 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상표권자에게 있다”고 부연했다.
리폼업체들은 대부분 의뢰를 받아 주문 제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비용도 상담을 통해서만 알려준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온라인 쇼핑몰 형태로 다양한 디자인의 리폼 가방들을 상품처럼 게시하고 있다. ‘상품상세정보’ ‘상품구매안내’ ‘상품사용후기’와 같이 리폼 제품을 ‘상품’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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