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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유엔 사무총장 선거철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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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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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Secretary General)은 흔히 SG라는 이니셜로 불린다. 그런데 혹자는 이것이 실은 ‘희생양’(scapegoat)의 약자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국제 분쟁 해결과 평화 유지라는 유엔의 임무와 달리 정작 그 사무총장의 권한은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현실의 국제사회는 유엔 사무총장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을 비롯한 강대국 국가원수들 힘이 훨씬 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4월 키이우에 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자에게 ‘안보리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탓에 유엔이 전쟁 중단을 위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구테흐스는 “나는 안보리를 개혁할 힘이 없다”며 무기력한 모습만 보였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왼쪽)과 아르헨티나 외교관 출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왼쪽)과 아르헨티나 외교관 출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아무리 유엔 사무총장이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책’이라지만, 그래도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각국 정치인과 외교관들은 그 자리에 오르길 꿈꾼다. 유엔 사무총장은 임기가 5년이고 연임이 가능하다. 유엔 헌장에 따라 사무총장은 안보리가 권고한 후보를 총회가 임명한다. 현실에선 안보리가 낙점한 인사를 총회가 추인하는 것이 보통이다.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결사 반대하는 인물은 총회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사무총장에 오르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 유엔 사무총장은 대륙별 안배가 무척 중요한 만큼 △서유럽 및 기타 △아시아·태평양 △중남미·카리브해 △아프리카 4개 지역 그룹이 돌아가며 배출하는 것이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현 유엔 사무총장 구테흐스의 임기는 오는 12월31일 끝난다. 그간 가나 출신 코피 아난(1997∼2006년 재임), 한국 출신 반기문(2007∼2016년 재임), 포르투갈 출신 구테흐스(2017∼현재)가 차례로 사무총장을 맡았으니 이번에는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그룹 순서다. 현재로선 아르헨티나 외교관 출신 라파엘 그로시(65) 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미첼 바첼레트(74) 전 칠레 대통령이 양강 구도를 형성한 모양새다. 모국인 칠레는 물론 중남미에서 영향력이 큰 브라질과 멕시코도 바첼레트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유엔 창립 후 여성 사무총장은 한 명도 없다 보니 ‘이제는 여성이 유엔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점 또한 바첼레트에겐 유리한 요인이다.

지난 2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기 위한 국빈 만찬이 청와대에서 열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만찬에 앞선 정상회담에서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했다. 뉴시스
지난 23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방한을 환영하기 위한 국빈 만찬이 청와대에서 열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룰라 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만찬에 앞선 정상회담에서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했다. 뉴시스

마침 한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23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바첼레트 후보 지지를 부탁해 눈길이 쏠린다. 룰라 대통령은 바첼레트 후보를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 정권에 의해 죽임을 당한 장관의 딸”이라고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에 사무총장 선거철이 돌아왔음을 실감케 한다. 한국은 2024, 2025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었으나 지금은 임기가 끝났다. 이젠 안보리 구성원도 아닌 만큼 새 사무총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우리로선 한반도에 대한 이해가 깊고 남북 긴장 완화에 기여할 의향이 있는 후보의 당선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길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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