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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관세합의 손상 없도록 美와 우호적 협의” 신중론 [美 대법 ‘트럼프 관세’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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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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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관 회의 이어 당정청 회의
통상환경 영향·美기류 파악 주력

대미투자 변경 시도 땐 보복 우려
핵잠 도입 등 안보현안도 얽혀있어
與 “국익 위해 예정대로 약속 이행”
국힘은 “대규모 대미투자 떠안아”

청와대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조치에 위법 판결을 내리자 관계 부처 등과 합동회의를 분주하게 이어가며 상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관련 추가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큰 만큼 섣불리 움직이기보단 미국의 후속 대응을 주시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 대법원의 판결에도 대미투자특별법을 예정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전경. 뉴시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전경. 뉴시스

22일 청와대에 따르면 미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전날 유관 부처 장·차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판결이 국제 통상 환경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 청와대는 판결에 대해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기보다는 법원의 판단 내용과 미국 내 기류 파악 등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장 미 행정부가 자국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5% 부과’를 후속 조치로 발표한 상황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미국의 추가 조치와 주요국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미 사법부의 판결로 국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는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과 대미 수출 여건이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한·미 간의 특별한 동맹관계를 기초로 우호적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데다 판결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등 세계 각국을 향해 내세울 수 있는 추가 조치들이 남아 있어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세심한 대응 전략을 만들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여태껏 견지해 온 ‘국익 우선’ 방침을 기반으로 세심한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향후 대응 계획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미국에 납부한 상호관세의 환급 문제와 관련해선 기업에 정확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될 수 있도록 경제단체, 협회 등과 긴밀히 협업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 원자력 협력,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안보 분야에서 아직 풀어나가야 할 지점이 많다는 점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 중 하나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에도 김 실장과 위 실장 주재로 민주당 및 관계 부처와 회의를 열고 이번 판결이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경북 포항에서 열린 ‘K국정설명회’에서 “상황을 아주 지혜롭게 지켜보면서 갈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관세 협상은 미국 법에 기초해서 운영되는 미국 정부가, 한국법에 기초해서 하는 한국 정부와 딱 법적인 이유만을 가지고 한 것은 아니고 양쪽의 무역적 이해관계를 가지고 한 정치·경제 협상”이라고 언급했다.

당·정·청이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절차를 차질없이 진행해 나가기로 한 것 역시 섣불리 대미투자 계획을 변경하려 하거나 법안 처리를 지연시킬 경우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우리는 한·미 양해각서(MOU)를 포함해 그동안 양국이 체결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라며 “그것이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진보당과 사회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불확실성이 커진 현 상황을 기회 삼아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전면 중단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당은 이번 판결이 ‘상호관세’에 국한되는 만큼 미국이 품목별 관세 등 다른 방식으로 불이익 조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회 대미투자특위 관계자는 “미국은 품목별 관세라는 무기를 다 들고 있는 상황인데, 한국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면 보복당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대미투자 약속을 조인트 팩트시트로 포장하며 거창한 외교 성과로 홍보했다”며 “상호관세의 법적 기반이 흔들린 지금 우리만 대규모 투자를 떠안고 협상 지렛대가 약화한 처지가 됐다”(조용술 대변인)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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