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적인 뇌 기능 저하를 입증한 것은 아냐
흔히 비만 단계에 이르러야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비만 전 단계인 ‘과체중’ 상태에서도 이미 뇌 미세구조의 손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신경과 박강민 교수와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김진승 교수 공동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뇌 백질의 미세구조 손상을 반영하는 영상 지표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신경학적으로 특이 소견이 없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뇌 MRI의 ‘확산텐서영상(DTI)’을 분석했다. 특히 뇌 소혈관 질환과 관련된 백질 변화를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는 영상 바이오마커인 PSMD(Peak Width of Skeletonized Mean Diffusivity) 수치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의 BMI 수치가 높을수록 뇌 백질의 미세 손상을 의미하는 PSMD 수치도 함께 상승하는 ‘양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나이 등 다른 변수를 보정한 후에도 동일하게 유지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태평양 기준에 따른 ‘과체중(BMI 23.0~24.9)’ 단계에서도 이미 뇌의 변화가 감지됐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아시아 인구의 경우 BMI가 23을 넘어서는 과체중 단계부터 뇌 백질 미세구조에 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 원인으로는 체중 증가에 따른 만성 염증,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이 뇌 미세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과체중 단계에서 이미 뇌 백질의 미세구조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음을 영상학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 저자인 김진승 교수는 “이번 결과는 BMI 23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장기적인 뇌 건강을 위해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객관적인 근거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BMI와 뇌 구조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일 뿐, 이것이 곧바로 인지 기능 저하 등 직접적인 뇌 기능 장애로 이어진다는 것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비만 연구 및 임상 진료(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 2026년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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