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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이제 그만… ‘반전 드라마’ 꿈꾼다 [밀라노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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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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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이해인 싱글 쇼트서 9위
70.07점으로 시즌 개인 최고점
후배 성추행 누명 등 우여곡절
징계 취소로 극적 첫 올림픽행
프리만 남아… 3위와 6.52점 차
신지아, 점프 실수로 14위 그쳐

‘미성년 후배 성추행’ 누명을 딛고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선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이해인(21·고려대)이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시즌 베스트를 작성하며 순조롭게 데뷔전을 치렀다. 국가대표 선발전 1위로 ‘밀라노행’ 티켓을 거머쥐며 이해인보다 더 큰 기대를 모았던 신지아(18·세화여고)는 점프 실수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해인이 1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아련한 눈빛으로 우아한 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밀라노=연합뉴스
이해인이 1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아련한 눈빛으로 우아한 연기를 펼쳐보이고 있다. 밀라노=연합뉴스

이해인은 18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 예술점수(PCS) 32.46점을 받아 총점 70.07점을 받았다. 지난 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사대륙선수권에서 받은 시즌 최고점(67.06점)보다 3.01점을 끌어올린 결과다. 29명 중 9위에 오른 이해인은 24명이 나서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도 확보했다.

이해인은 2023년 사대륙선수권 금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내며 ‘포스트 김연아’의 선두 주자로 주목받았던 선수다. 그러나 2024년 5월 피겨 대표팀의 이탈리아 전지훈련 도중 선수단 숙소 내 음주와 성추행 이슈가 불거져 선수 자격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아 선수 생명에 위기를 맞았다.

이해인은 음주 사실은 인정했지만 성추행 혐의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미성년 후배인 남자 선수는 이해인과 연인관계였는데, 양가 부모의 반대가 워낙 심해 조사 과정에서 밝힐 수 없어 불거진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긴 논의 끝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이해인의 성추행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며 자격정지 처분 재심의를 기각했다. 그러자 이해인은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2024년 말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 지난해 5월 체육회의 징계 취소로 올림픽 출전의 길이 열렸다. 일련의 사건으로 긴 공백을 가져야 했던 이해인이지만 기량은 녹슬지 않았다. 지난 1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종합 2위에 오르며 그토록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이해인은 심판들 바로 앞에서 두 팔을 벌려 포효하는 동작을 연기하며 끝냈다. 그간의 마음고생과 밀라노에 오기까지의 우여곡절을 떨쳐버리려는 듯한 몸부림으로 느껴졌다. 이해인은 “심판들 앞에서 연기를 마칠 수 있어 재미있었다. 심판들도 즐거우시라고 표정 연기를 빼먹지 않고 잘한 것 같다”고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어제까지만 해도 긴장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서 얼음판에서 느끼는 발 감각에 더 집중했다. 요소마다 점수를 받으려고 노력했던 점에 대해 스스로 칭찬해 주고 싶다. 시즌 베스트 점수가 나와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제 이해인은 20일 오전 3시(한국시간)에 시작되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역전을 꿈꾼다. 쇼트프로그램에선 일본의 ‘17세 소녀’ 나카이 아미가 78.71점으로 선두에 올랐고, 사카모토 가오리(일본·77.23점)와 미국의 알리사 리우(76.59점)가 2~3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우와 6.52점 차이지만 역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해인은 “모든 연기 요소에 더 신경 써야 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선 준비했던 요소들을 빠짐없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신지아는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다 넘어졌다. TES 35.79점에 PCS 30.87점, 감점1을 합쳐 65.66점을 받은 신지아는 14위로 처졌다. 2025 CS 네벨혼 트로피에서 받은 시즌 최고점(74.47점)은 물론 앞서 열린 팀 이벤트(단체전) 쇼트 프로그램(68.80점)에서 받은 점수에도 미치지 못했다. 신지아는 “연습했던 것만큼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아 많이 아쉽다”면서도 “속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위해 아쉬움은 잠깐 접어두고 앞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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