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각료 유임… 정책 드라이브
미뤘던 예산안 1순위 처리 예고
보수 야당 품는 ‘빅텐트’도 추진
헌법심사회장엔 최측근 기용
‘자위대 명시’ 헌법 개정 가속화
일본에서 제2차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이 18일 공식 출범했다. 여소야대 ‘약체 내각’으로 출발했던 1차 때와 달리 조기 총선을 거쳐 ‘역대 최강 내각’을 이끌게 된 다카이치 총리는 앞으로 확장 재정과 방위력 강화 등 자신의 정치적 색채를 보다 분명히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18일 개의한 특별국회 중의원(하원) 총리 지명 선거에서 총 465표 중 354표를 얻어 일본 총리로 재선출됐다. 지난 8일 총선거에서 자민당만으로 316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그는 여전히 여소야대인 참의원(상원) 표결에서 과반 획득에 딱 1표 모자랐지만, 결선 투표에서 당선됐다. 이날 오전 총사퇴했던 각료들은 전원 재기용됐다. 지난해 10월 임명된 지 아직 넉 달도 지나지 않은 만큼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헌법 개정안 발의 및 참의원 부결 법안 재가결에 필요한 3분의 2(310석) 이상 의석을 자민당 단독으로 확보했지만, 유신회와의 연정 틀도 그대로 뒀다. 다카이치 총리는 보수 성향 야당 국민민주당에도 러브콜을 보내는 등 일종의 ‘우파 빅텐트’를 구상 중이다.
국회 주요 보직 인선 중에서는 총리 측근인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중의원 헌법심사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점이 눈에 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를 두고 “개헌 논의를 가속화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선 유세에서 “헌법에 왜 자위대를 적으면 안 되는가”라고 했고, 선거 후에도 “가능한 한 빨리 개헌 국민투표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끈질기게 노력할 각오”라며 의욕을 나타낸 바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낮 열린 자민당 의원총회에서도 내년 지방선거와 내후년 참의원 선거를 언급하며 “자민당이 신뢰를 받을 수 있는지가 (공약 달성 여부에) 달렸다”며 “헌법 개정과 왕실전범 개정에도 확실히 도전하자”고 당부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이밖에 △방위비 조기 증액 등을 위한 3대 안보문서 개정 △국가정보국 신설 △스파이 방지법 제정 △일장기 훼손 처벌법 등 “국론을 양분하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만 강경 우파 색깔이 선명한 이들 정책을 본격화하기에 앞서 2026회계연도(4월∼내년 3월) 예산안 처리부터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그는 전날 당 중역 회의에서 예산안 및 관련 법안을 “하루라도 빨리 처리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조기 총선을 치르느라 예산안 심의가 한 달가량 늦춰졌음에도 총리가 ‘새 회계연도 시작 전 처리’를 포기하지 않음에 따라 여권이 향후 ‘수적 우위’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아사히는 “여당이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국회 경시라는 비판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 예산안에는 다카이치 총리의 ‘책임 있는 적극재정’ 정책이 대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일로 예정된 시정방침 연설에서 이와 관련해 “과도한 긴축 지향과 미래 투자 부족 흐름과 단절한다”고 선언할 계획이라고 현지 매체들이 연설문 초안을 입수해 보도했다. 확장적 재정 정책과 식료품 소비세 한시적 철폐 공약으로 일본 재정 건전성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는 “소비세 감세 대체 재원은 적자국채에 의존하지 않겠다. 정부 부채 잔액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을 낮추고 구체적 지표를 명확히 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언급도 할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역점 사업인 인공지능(AI), 반도체, 항공·우주 등 17개 분야 ‘위기관리 및 성장 투자’와 관련해서는 3월 중 민관 투자 로드맵을 제시하고 대대적 투자 독려에 나설 예정이다.
납북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피해자의 귀국을 임기 중에 실현하고자 한다”며 북·일 정상회담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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