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디저트 재료로 ‘그린 골드’ 별명
두바이 겨울 따뜻해…재배 조건 안 돼
전 세계 열풍에 가격 매년 30%씩 급등
틱톡을 타고 번진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2023년 두바이의 한 디저트 가게에서 시작된 이 초콜릿은 카다이프(중동식 얇은 면)와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초콜릿을 결합한 이른바 ‘두바이 스타일’로 세계 디저트 시장을 장악했다. 한국에서는 ‘두바이 쫀득쿠키’(두쫀쿠)라는 변주로 재탄생하며 초기 유행을 넘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제 가격이 치솟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점은 두바이에서는 피스타치오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피스타치오 한 알 나지 않는 도시가 어떻게 피스타치오 디저트의 대명사가 됐을까.
Q1. 피스타치오의 원산지는?
A. 피스타치오는 이란·이라크 지역에서 약 9000년 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왕조와 문화를 거치며 귀한 손님상에 오르는 고급 식재료로 여겨졌으며, 진한 풍미와 향 덕분에 중동 디저트 문화의 핵심 재료로 자리 잡았다. 이후 세계 각지로 소비가 확산되며 고급 견과류 시장을 대표하는 작물로 성장했고, 높은 경제적 가치 때문에 ‘그린 골드(Green Gold)’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게 됐다.
Q2. 두바이에서 피스타치오가 생산되지 않는 이유는?
A. 피스타치오 나무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자라지만, 열매가 제대로 맺히려면 겨울철 일정 기간 낮은 기온을 유지하는 ‘저온 휴면기’를 필수로 거쳐야 한다. 약 4∼5개월 간 섭씨 0∼7도 사이의 기온에서 나무가 충분히 휴면해야 봄이 올 때 정상적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두바이는 연중 온도가 높고 습도가 낮은 사막성 기후인 데다, 겨울에도 밤 기온이 저온 휴면 조건만큼 떨어지지 않는다. 강수량도 낮아 물과 토양에서의 영양분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두바이에서는 피스타치오를 생산하지 않는다.
Q3. 두바이가 피스타치오 디저트로 유명해진 이유는?
A. 쿠나페라는 중동의 전통 간식이 있다. 카다이프 반죽 사이에 치즈를 넣고 시럽을 더한 디저트로, 라마단 금식 이후 즐겨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2023년 두바이 디저트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는 피스타치오와 쿠나페라는 중동의 전통 조합에 초콜릿을 결합했다. 피스타치오 크림과 쿠나페의 바삭한 식감, 초콜릿을 하나로 묶은 이 하이브리드 디저트는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하면서 ‘두바이 스타일’이란 이름으로 굳어졌다. 두바이는 글로벌 럭셔리 소비가 모이는 도시로, 고급 디저트 문화 역시 빠르게 발전해왔다. 화려한 미식 경험을 중시하는 이곳에서 ‘두바이 초콜릿’이 탄생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Q4. 피스타치오 주요 생산지는?
A. 피스타치오의 역사적·전통적 중심지는 이란이었다. 1970년대까지 세계 생산 1위였던 이란의 케르만 지역은 겨울 추위와 건조한 여름이 피스타치오 성장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한다. 터키 역시 피스타치오 재배 역사가 오래된 전통 산지다. 피스타치오 문화는 중동 이민자들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선 피스타치오가 1930년대 자판기에서 팔리기 시작하며 대중 간식이 되었고, 1960년대부터 캘리포니아에서 상업 재배가 본격화됐다. 1979년 이란 혁명과 제재로 수입이 막히자 미국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가 대규모 관개·기계화 재배를 도입해 피스타치오 대량 생산에 나섰으며, 단숨에 세계 생산량 1위로 올라섰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2024/2025년 기준 피스타치오 세계 생산량 1위는 미국(약41%), 2위는 터키(약 32%), 3위는 이란(약 19%)다.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1,2,3위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Q5. 피스타치오 가격 정말 많이 올랐나
A. 피스타치오는 몇 년간 작황이 좋아 공급이 풍부했음에도, 두바이 초콜릿 열풍으로 수요가 폭증해 가격이 상승했다. 이란의 견과류 전문 무역·생산 회사 Keinia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피스타치오 수입 총액은 45억 6000만 달러로 2023년 35억 8000만 달러에서 27.3% 증가했다.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국제 피스타치오 가격은 2024년 초 1kg당 16∼17달러에서 지난해 초 22∼23달러로 1년 만에 30% 뛰었다. ‘두쫀쿠’로 진화한 두바이 스타일 열풍에 뒤늦게 합류한 국내 식품·제과업계 수요로 최근 국내 피스타치오 가격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관세청 수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피스타치오 수입단가는 t당 약 2800만원으로 1년 전 1500만원에서 거의 2배가량으로 뛰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기업 출신 부총리의 ‘탈관료주의’](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63.jpg
)
![[기자가만난세상] ‘코리아하우스’의 달라진 위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793.jpg
)
![[세계와우리] 서방 제재 4년을 버틴 러의 내구력](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56.jpg
)
![[기후의 미래] 언론의 ‘에너지 편식’ 괜찮을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2/128/20260212521809.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