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에 사실상 ‘무력 개입’ 요청
과거 “이란, 한국 아닌 북한 돼” 발언도
이란의 현 사정을 개탄하며 “한국이 못 되고 북한이 돼 버렸다”는 표현을 써 눈길을 끈 이란 옛 왕세자 레자 팔레비(65)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구조 요청을 보냈다. 이란과의 핵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 무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트럼프가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최근 트럼프는 미군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작전 성공을 극찬했는데, 이를 두고 이란 정권을 향한 으름장이란 해석도 나왔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레자 팔레비는 이날 뮌헨안보회의(MSC) 참석을 위해 세계 각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집결한 독일 뮌헨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1979년 호메이니(1902∼1989)가 주도한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진 이란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였다.
레자 팔레비는 “이제 이란에서 이슬람 공화국을 끝낼 때”라며 “우리 동포들은 현 이란 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트럼프가 ‘이란 국민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이란의 정권 교체를 희망한다’ 등 취지의 발언을 한 점을 거론하며 미 행정부를 향해 “그들(이란 국민)을 도와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이날 MSC 행사장 부근에선 약 20만명이 모인 가운데 이란 정권 규탄 시위가 열렸다. 레자 팔레비의 얼굴 사진을 넣은 대형 피켓은 물론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IGA·미가)란 구호까지 등장했다. 이는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마가)에서 착안한 표현으로 보인다.
1979년 혁명으로 재탄생한 이란은 이슬람 공화국을 표방한다. 이는 대통령 위에 이슬람 최고 지도자(라흐바르)가 존재하면서 모든 현안에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는 정교 일치의 신정(神政)체제 국가다. 초대 라흐바르 호메이니가 사망한 뒤 1989년 알리 하메네이(86) 전 대통령이 2대 라흐바르에 올라 40년 가까이 군림하고 있다.
최근 이란 전역에선 하메네이와 이슬람 공화국 체제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정부의 강경 유혈 진압 끝에 수많은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 정부는 사망자 숫자를 3117명으로 집계해 발표했으나,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수만명에 달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처럼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앞에서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레자 팔레비는 지난 1월 미국에서 기자회견 도중 이란의 낙후한 경제를 비판하며 한국과 북한을 나란히 거론해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5배 이상이었다”고 운을 뗀 그는 “지금쯤 이란은 중동의 한국이 됐어야 했지만 되레 북한이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민생을 착취하고 자원을 수탈함으로써 국민을 굶주리게 만드는 정권, 극단적 테러 단체들 지원에 돈을 쏟아붓는 정권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한 어조로 하메네이를 성토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19세 청년이던 레자 팔레비는 부왕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1941∼1979년 재위)와 함께 국외로 망명했다. 아프리카, 중남미 등을 전전하다가 1980년 이집트에 정착했다. 해외에 머무는 도중 건강이 악화한 부왕이 이집트에서 사망한 뒤 왕위를 물려 받았으나 이는 허울뿐이었다.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간 레자 팔라비는 정식 망명 절차를 밟아 미 국적을 취득하고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이후 현재까지 미국에 머물며 이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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