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추종하는 극우파 “독일은 잘못 없어”
좌파·중도 시민들, 극우파 행진 막아 세워
독일 동부 작센주(州)의 도시 드레스덴은 한국인들에겐 남북 통일 구상에 관한 ‘드레스덴 선언’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2014년 3월 독일을 방문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드레스덴 공과대학에서 한반도 통일의 선결 조건으로 △인도주의 문제 해결 △공동 번영을 위한 인프라 구축 △통합을 위한 동질성 회복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이 굳이 드레스덴을 선택한 것은 독일 통일 과정에서 이 도시가 갖게 된 상징성 때문이었다. 드레스덴은 동·서독 분단 시기 동독에 속했다. 냉전 종식의 흐름 속에 베를린 장벽이 붕괴한 직후인 1989년 12월 당시 헬무트 콜 서독 총리가 드레스덴을 전격 방문해 “우리 목표는 독일 통일”이라고 외쳤다. 바로 이 점을 기념해 2000년 10월3일 독일 통일 10주년 기념식은 수도 베를린이 아닌 드레스덴에서 열렸다.
이런 드레스덴이 요즘에는 독일 사회의 분열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14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이날 극우 성향 시민들이 철도 드레스덴 중앙역에 모여 시내 중심가까지 행진하려다가 극우 세력을 반대하는 이들의 맞불 집회에 막혀 중단됐다. 맞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의 시민이 참여했는데, 수적으로 극우 시위대를 압도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경찰이 물대포까지 갖다 놓고 대기했으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집회 참가자 일부가 폴리스 라인을 침범하거나 경찰관 공격을 시도한 사례가 보고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날 극우 시민들의 행진 목적은 제2차 세계대전 도중인 1945년 2월14일 당시 영·미 연합군에 의한 드레스덴 폭격 희생자 81주기를 추모하는 것이었다. 이는 미국이 아닌 영국 공군이 주도했는데, 2차대전이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무의미한 작전이란 평가를 받았다. 오죽하면 당시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가 전쟁 기간 나치 독일 공군(루프트바페)의 런던 공습에 복수하려는 사감(私感)에서 비롯했다는 지적도 있을 정도다.
드레스덴 공습으로 독일 민간인 약 2만5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후 극우 세력은 이를 “전쟁 범죄”로 규정하며 “독일은 아무 잘못이 없고 오히려 2차대전의 피해자”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역사학자 대부분은 그를 부정하며 “나치 추종자들이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위해 드레스덴 폭격을 왜곡하고 악용하려는 행태”라고 비판한다.
옛 동독 지역 대부분이 그렇듯 드레스덴도 여전히 경제적으로 낙후한 가운데 독일 우선주의와 외국인 차별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이 정치적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2025년 총선에선 드레스덴에 배정된 연방 하원의원 2석 모두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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