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보네스 강 평원에 자리 잡은 카르모나는 5000년 전에 도시가 만들어졌다. 그만큼 시대에 따른 다양한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우리는 역사적 흔적이 남은 곳을 숙소로 개조한 파라도르 데 카르모나에 하룻밤 묵어가게 됐다. 세비야에서 차로 약 30분, 안달루시아 평원을 굽어보는 언덕 위에 파라도르 데 카르모나가 있다. 이 파라도르는 14세기 아랍의 요새인 알카사바의 유적 위에 세워진 무데하르 양식의 궁전이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서 기원전 투르데타니아–푸니카 시대에는 아크로폴리스로서 기능했다. 이베리아반도 남부에 살던 투르데타니족이 카르타고 문명과 로마 공화국과 교역하던 시점이었다. 이후에는 이슬람 공국이었던 타이파의 왕궁으로 사용된 전략적 요충지였다. 19세기 지진과 훼손으로 허물어졌던 이곳은 1976년, 안달루시아의 전통 양식에 따라 재건됐다. 리모델링하기는 했지만, 건물 곳곳에는 여전히 무데하르 장식과 파티오 등 옛 이슬람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특히 테라스와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평야의 풍경은 이곳이 왜 요새이자 궁전이었는지를 단번에 이해하게 한다.
이 도시가 형성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문화는 역시 로마문화이다. 그중에서 로마의 공동묘지 유적이 거의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한번 가볼 만하다. 카르모나 네크로폴리스는 기원전 2세기부터 서기 4세기까지 사용된 고대 로마 시대의 대규모 공동묘지 유적이다. 1881년 발견됐으며, 바위를 깎아 만든 900기 이상의 가족무덤과 지하 묘실, 로마 원형극장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로마의 장례 문화와 그 당시 사회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명소이다.
카르모나는 스페인 남부의 다양한 미식이 결합한 곳이다. 토마토, 매콤한 소시지, 완두콩을 넣은 플라멩코식 달걀 요리, 소금으로 간을 한 대구 스튜, 향신료를 넣은 카르모나 시금치, 올리브 오일 등 다양한 현지 요리가 유명하다. 유명한 안달루시아 와인 역시 꼭 맛보시길 추천한다.
이은진 스페인전문가·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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