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Gold)’이라 불리며 안전 자산이라는 평가를 받던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4일 한 때 72000달러 선까지 밀려나며 1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5일 코인데스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약 4% 떨어진 7만2800달러 대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12만6000달러에서 약 40% 이상 폭락한 것이다.
4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장중 5%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7만2096.20달러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일 7만3000선이 붕괴되면서 약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씨티그룹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하락세가 심화되는 가운데 7만 달러선이 핵심 지지선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정학적·경제적 악재 등 여러 부담 요인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는 점을 비트코인 급락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둘러싼 유럽과의 긴장 고조, 최근 종료된 셧다운으로 주요 경제 지표 공개가 지연된 점 등으로 투자자들이 이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급락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서브스택 뉴스레터에서 “비트코인이 주요 지지선을 이탈하면서 막대한 가치 파괴로 이어지는 ‘역겨운 시나리오(sickening scenarios)’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버리는 비트코인이 여기서 10%만 더 하락하면 대량 보유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떠안을 수 있고, 이 경우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힐 수 있다고 바라봤다. 대표 사례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Strategy Inc.)를 지목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 이후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매수해 최대 보유 상장사로 불린다.
그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달러 약세 우려 속에 금·은 가격은 강세를 이어가는데, 비트코인은 힘을 쓰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버리는 이를 두고 “순수한 투기 자산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리는 2008년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미리 예견해 관련 자산의 가격 하락에 돈을 거는 공매도 기법으로 큰 부를 쌓았고, 그의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빅 쇼트’로 만들어졌다.
그는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거품이 심각하다고 주장해왔으며,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비관론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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