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대전·충남통합법안이 지역사회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생활권 변경과 주청사 배치 등 행정통합에 따른 입장차와 반대 여론이 확산하면서 국회 통과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대전지역 5개 시민사회단체는 4일 통합 이후 각종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시민 참여를 보장하는 요구안 반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는 “대전·충남 통합으로 통합특별시의 발전방향뿐만 아니라 시민 생활의 직접적 변화가 예상되나 법안의 제정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은 전달될 수 없었다”면서 “통합 이후 통합특별시 및 의회의 청사 위치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치적 다양성 확보와 갈등 완화를 위한 지방의원 선거제도를 도입하고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등 산업기반 기본계획 수립에 시민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통합 이후 청사나 재정조정, 생활권 변경 등에 대해선 주민투표를 의무화하거나 공론화위원회 설치 등 시민참여단 구성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특별시 단체장에 주어진 막강한 권한 분산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들 단체는 “부시장 4인(국가·정무직) 중 단체장 임면권한을 2인에서 1인으로 축소하고 부시장은 선거에서 단체장과 동반출마해 자격을 검증받도록 하고 그 권한에 대해서는 조례로 규정하게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광역생활권 지정 과정에 의회와 시민의 참여 의무화를 비롯, 시민의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적 권한 부여, 완전한 교육자치 보장, 특별시장의 개발사업 시행 권한에 대한 견제장치 구축, 감사위원회 의회 소속 전환 등 16개 요구안의 명문화를 제시했다.
지역교육계는 이날 ‘충남대전통합특별시설치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교육자치 보장을 요구했다.
대전시교육청공무원노조와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등 9개 교육단체는 “특별법안은 대전과 충남 교육청을 강제로 폐지하고 단 한 명의 통합 교육감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대전의 원도심 공동화와 과학 교육 중심의 ‘도시형’ 과제, 충남의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와 신도시 과밀학급이라는 ‘복합형’ 과제는 엄연히 다른데도 차이를 무시한 것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교육단체는 “거대 통합 교육청의 통제 아래 교육지원청의 자율성은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할 것이며 필연적으로 특정 지역의 소외를 부를 것”이라면서 “독소조항을 폐기하고 교육자치 보장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도 통합이 지역을 개발산업의 식민지로 만든다며 ‘통합 중단’을 요청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개발사업에 대한 통합특별시장의 시행승인만으로 관련 인허가 절차를 취한 것으로 보는데 이는 통합시장의 의지만으로도 마구잡이 난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특히 78조 4항을 보면 사업자와 특례시장의 개발행위에 대한 견제책이 없다. 시행승인과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에 대한 정당한 입증과 주민의견이 충분한 반영되도록 해야 하는데 이런 장치는 매우 허술하다”며 “개발독주를 막아낼 장치를 마련하라”고 역설했다.
지난달 30일 민주당은 산업 활성화, 도시 개발, 교육, 복지 등 7개 분야 288개 특례조항을 담은 ‘충남대전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5일 국회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 국민의힘 발의 안과 병합해 통합법안을 회부하고 9일 공청회에 이어 12일 행안위 통과 후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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