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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위리 중국 갤봇 최고전략책임자 “체화지능 로봇 패권 경쟁… 韓 기업들은 경쟁자 아닌 파트너” [창간37-석학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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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글·사진 이우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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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보여주기 위한 기술 끝나
운동 성능 아닌 ‘일하는 능력’이 핵심 지표
AI·반도체 넘어 ‘체화지능’ 기술 경쟁 시대

신생기업인 갤봇, 체화지능 모델로 존재감
공장·의료·물류·소매 등 실제 현장에 적용
24시간 자율 업무 운용으로 상용화 선도해

공급망·정밀 장비·반도체 특정 기술 영역
韓과 협력은 中 입장서도 현실적인 선택지
국가 간 경쟁·협력 인류 발전에 기여할 것
“휴머노이드 로봇은 더 이상 보여주기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느냐가 경쟁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중국 베이징 본사에서 만난 자오위리(趙于莉) 갤봇(Galbot·銀河通用)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향후 로봇 산업의 구도 변화를 압축적으로 설명했다. 한때 중국 로봇 기술은 달리기와 점프, 회전 같은 운동 성능을 과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로봇 기업들이 내세우는 화두는 달라졌다.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느냐’가 핵심 지표로 떠올랐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물리적인 신체를 통해 학습하는 것을 체화지능(Embodied AI)이라고 하는데, 중국이 준비하기 시작했다. 체화지능은 AI와 반도체를 넘어 미국·중국 패권 경쟁의 또 다른 무대다.

자오위리 갤봇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달 21일 베이징 본사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체화지능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오 CSO는 “전 세계 국가 간 경쟁과 협력으로 더 많은 기술의 진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갤봇은 이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2023년 5월 설립된 신생 기업이지만 체화지능 모델을 앞세워 빠르게 존재감을 키웠다. 갤봇의 로봇은 공장과 물류 현장은 물론, 소매·의료·요양 환경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 의약품을 분류하고, 소형 물류 창고에서 수천 종의 상품을 인식해 포장까지 마치는 작업을 사람의 개입 없이 수행한다. 단발성 시연이 아니라 24시간 연속 운용을 전제로 한 상용화 사례라는 점에서 중국 로봇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갤봇이 올해 중국중앙(CC)TV의 춘제(중국의 설) 갈라쇼 ‘춘완(春?)’에 체화지능 대형 모델 로봇으로 선정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춘완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을 넘어 중국 정부가 미래 산업의 방향성과 기술 성과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상징적 무대로 활용돼 왔다. 10억명 이상이 시청하는 무대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기술력뿐 아니라 안정성과 신뢰성에서도 일정 수준의 검증을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중심의 기술 동맹에 참여하면서도 중국과의 산업 협력을 완전히 끊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한국은 이 새로운 지형을 어떻게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까. 인공지능과 반도체에 이어 로봇 산업까지 체제 경쟁의 영역으로 편입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과 정책 결정자들이 마주한 선택지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자오 CSO는 “체화지능 로봇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더 확대될 것”이라며 “첨단분야에서 중국도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한 만큼 상호 신뢰를 구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은 자오 CSO와의 일문일답.

―중국 로봇 산업은 지금 어떤 단계에 와 있다고 보나.

“전체적으로 보면 체화지능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체화지능 자체가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 로봇만 보면, 현재 우리가 많이 접하는 모습은 운동 능력, 즉 스포츠 대회에서 보이는 달리기나 점프 같은 동작이다. 이는 본질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운동 제어 기술을 중심으로 한 결과다. 이 분야에서 중국은 제조업 기반과 공급망 측면에서 비교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갤봇의 가장 큰 강점은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규모의 체화지능 대형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산업 제조, 상업, 의료·요양, 물류·창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실제 현장에 투입돼 완전 자율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추격자’ 국면은 이미 지났다고 평가하나.

“분명히 큰 도약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와 운동 성능 측면에서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체화지능이라는 로봇의 두뇌 영역에서도 일부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 중국은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선도하고 있다고까지 말할 순 없지만 ‘병주자’(나란히 달리는 주자) 단계에 도달해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 로봇 기업들이 최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기술, 인재, 자본 가운데 결정적 변수를 꼽는다면.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않았고, 본격적인 발전은 최근 3년 사이에 집중됐다. 로봇 하프 마라톤이나 로봇 스포츠 대회처럼 외부에서도 관찰 가능한 변화가 빠르게 나타났다. 하지만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변화도 중요하다. 갤봇은 이미 여러 응용 시나리오에서 상용화와 현장 적용을 실현했고, 누적 출하량도 1000대를 넘어섰다. 스마트 약국과 같은 소형 리테일 물류 창고에서는 5000종이 넘는 의약품을 인식하고 분류해 자동 포장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이런 형태의 매장이 1년 이상 24시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술·인재·자본 가운데 하나만 꼽자면 기술이다. 신기술이 막 등장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기술적 해자(높은 진입장벽)가 가장 중요하다. 갤봇은 합성 시뮬레이션부터 실제 환경 적용으로 이어지는 기술 경로를 비교적 이르게 구축했고, 이를 체화지능 빅모델로 확장했다. 물론 이런 성과는 핵심 인재와 팀 없이는 불가능하다.”

―중국 내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는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만큼 확대되고 있나.

“수요는 이미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산업 분야에서는 반복성이 높고 고하중이나 위험을 수반하는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매우 강하다. 상업 영역에서는 24시간 연속 운영에 대한 요구가 분명하다. 가정과 의료·요양 같은 생활 밀착형 영역에서도 수요는 분명하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보급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체화지능 기술의 범용화 능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공간과 사물, 상황을 넘나들며 유연하게 작업할 수 있는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

―중국 로봇·AI 업계에서 한국은 어떤 국가로 인식되고 있나. 경쟁자인가, 협력 파트너인가.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자 산업 파트너다. 반도체, 정밀 제조,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 한국은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중국 로봇·AI 업계 내부에서도 한국은 단순한 경쟁 대상이라기보다, 특정 기술 영역에서는 반드시 협력해야 할 국가로 인식된다. 특히 체화지능 로봇 산업은 단일 국가가 모든 기술을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상위 공급망과 정밀 장비,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은 중국 기업 입장에서도 매우 현실적인 선택지다.”

―중국 기업의 시선에서 한국의 ‘균형 전략’은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인가.

“한국이 선택한 전략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자체적인 산업 구조와 강점을 가진 국가다.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여러 이해관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저희 입장에서도 한국의 상위(업스트림) 공급업체와 AI 산업 파트너들이 더 많이 협력해 주는 것을 환영한다. 그런 협력이 단기적 계산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상호 윈윈하는 방향이라고 본다.”

―한국이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착시’는 무엇이라고 보나.

“과거의 인식에 머무르는 것이다. 중국 기업이 최첨단 기술을 대표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AI 시대에 들어 중국 내에서 성장한 인재들의 역량은 크게 달라졌다. 우리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심화해 AI 기술을 실제 산업과 시장에 효과적으로 적용하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한국 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이해와 신뢰를 얻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다.”

―향후 로봇 산업 핵심 경쟁력은 무엇이 될까.

“체화지능, 즉 AI 소프트웨어 영역에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의 핵심 역량은 곧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것이다. 산업용 로봇이 규칙 기반 시스템이었다면, 휴머노이드 로봇과 체화지능 기술은 자율적인 인식 능력과 의사결정 능력, 감지 능력, 그리고 서로 다른 물체와 작업 방식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고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런 능력은 지능형 제조 분야에서 이른바 ‘마지막 1㎞’에 해당하는 유연 제조(Flexible Manufacturing·새로운 데이터에 반응하고, 스스로 최적화하며, 작업 방식을 상황에 맞게 바꾸는 자동화 시스템)를 이룰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인간은 반복적이고 단순한 노동에서 벗어나 보다 부가가치가 높고 창의성이 요구되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술 발전이 국가 간 갈등을 완화할 가능성과 오히려 증폭시킬 가능성 중 어느 쪽이 더 클까.

“두 가지 명제가 서로 모순된다고 보지 않는다. 기술의 진보는 본질적으로 전 인류에게 이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가 간 차원에서는 기술에 대한 투자와 기술 발전을 둘러싼 경쟁이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런 경쟁은 본질적으로 건설적이고 건강한 경쟁이며, 결과적으로는 기술의 더 빠른 발전과 보다 효과적인 실제 적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종합적으로 보면 단기적으로는 국가나 지역 간 경쟁 구도가 일부 두드러질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술 발전이 전 인류의 발전과 공동의 이익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오위리 CSO는 … ●칭화대 컴퓨터공학과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석사 ●맥킨지 컨설턴트 ●유주네트워크 수석부사장 ●치후360 해외총괄부사장 ●갤봇 C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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