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를 비롯해 그 일가는 언제나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아왔습니다. 이들의 입는 옷이나 들고 다니는 가방, 먹는 영양제, 타고 다니는 차량까지 대기업 오너 일가를 둘러싼 모든 것은 누군가에게 선망이 되상이되기도 합니다. 특히 오너 일가의 자녀들, 즉 3·4세대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과거 한국에서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창업주와 그 자녀들에 이어 글로벌 경쟁시대에 기업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3·4세대들은 일찌감치 외국에서 교육을 받으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익혀왔습니다. 그 때문인지 외국에서 태어나 해외국적을 보유한 대기업 총수 일가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다만 이들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쿠팡 사태로 미국 국적을 가진 김범석 의장에 대한 ‘검은 머리 외국인’ 논란이 지속하는 가운데, 국내를 거점으로 수익을 내는 대한민국 기업들의 미래를 책임질 ‘검은 머리 외국인 오너일가’에 대한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 총수 일가 10명중 1명은 외국인
30일 대기업 총수일가 중 외국 국적자 비율이 오너 1·2세대에서는 1.7%로 미미했지만, 3·4세대에서는 9.4%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집단 62곳의 총수 일가 582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말 기준 국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582명 중 7.0%인 41명이 외국 국적이었습니다.
세대별로는 외국 국적 비율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그룹 창업자를 포함한 1·2세대 외국 국적 비율은 1.7%(3명)에 그친 반면, 자녀 세대인 3·4세대는 9.4%(38명)로 크게 늘었고 특히 3세대 총수일가의 외국 국적 비율이 10.8%로 가장 높았습니다. 4세대도 6.7%에 달했죠. 대한민국 오너일가 평균 1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의미입니다.
외국 국적 총수일가 41명 가운데 39명은 미국 국적이었고, 일본 국적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 싱가포르 국적자는 LS그룹 일가인 구재희씨였습니다.
외국 국적 총수일가 가운데 현재 경영에 참여(임원 재직) 중인 인원은 11명(26.8%)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적 많은 그룹…고려아연·SK·LS 순
조사 대상 중 유일하게 외국 국적 총수(동일인)로 분류된 인물은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으로 미국 국적을 보유했고, 총수 배우자 가운데서는 정몽규 HDC 회장의 배우자인 김나영 호텔HDC 감사가 미국 국적이었습니다.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의 딸 이은선 삼천리 부사장과 유상덕 ST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회장의 아들 유용욱 ST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 부사장도 미국 국적입니다.
총수의 혈족 2촌 가운데서는 조현민 한진 사장이 하와이 태생으로 미국 국적 보유자고, 이미경 CJ 부회장도 미국 국적을 갖고 있습니다. 총수의 혈족 3·4촌인 외국 국적 임원으로는 사조그룹 푸른저축은행 계열사인 푸른F&D의 주은진 이사와 이휘령 세아제강 부회장, 최주원 고려아연 부사장도 미국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 CJ ENM 경영리더도 미국 국적이었습니다.
그룹별로 보면 외국 국적 총수일가가 가장 많은 곳은 고려아연이었습니다.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 47명 중 13명이 미국 국적이었지만 해외법인에서 근무하는 1명을 제외하면 모두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SK 5명(17.9%)와 LS 4명(8.9%), 효성 3명(27.3%), CJ·삼천리·세아 각각 2명 순이었습니다.
CEO스코어는 “조사가 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 국적 정보가 공시된 총수일가를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실제 외국 국적 총수일가는 더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경영감각’ vs ‘쿠팡사태’로 비판여론도
대한민국 재계는 많은 변화 앞에 서 있습니다. 인공지능(AI) 훈풍을 타고 불어닥친 고대역폭 메모리 메모리 반도체(HBM) 시장의 성과와 내수 및 건설 시장의 침체는 대한민국 재계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눈은 대한민국이 아닌 해외로 쏠리고, 향후 기업의 경영전략과 이를 진두지휘할 오너일가에게 요구되는 것도 글로벌 경영감각입니다. 다만 최근 확산하고 있는 쿠팡사태로 인해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검은 머리 외국인 오너일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습니다.
3000만건이 넘는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촉발된 쿠팡사태는 해외국적의 외국인 오너에 대한 인식을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결과 3300만건인 유출피해를 3000건으로 축소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셀프조사’를 비롯해 ‘우롱보상’이라는 비판을 받은 5만원 보상책, 자사의 홈페이지에 스스로를 ‘미국의 빅테크 기업’이라고 소개한 문구논란 등 쿠팡에 대한 비판 여론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미국에 상장된 쿠팡이 수익은 한국에서 내고, 규제는 미국에서 받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과 정부가 미국국적의 창업주 김범석 의장에 대한 수사와 조사를 하는데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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