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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우리] 韓은 동북아 중심국가로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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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동맹국에 ‘무임승차 안보’ 불허
韓, 전략적 주변국으로 도태 우려
연합 지휘 구조 능동적인 재설계
실질 억제능력·전략외교 재정립을

2026년 미국이 새로운 국방전략서(NDS)를 발간했다. 미국은 스스로 방어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자국에 기여도 못하는 동맹국에 대한 ‘무임승차 안보’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겠다고 NDS에서 선언했다. 안보 역량을 갖추고 지역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스스로 투자하는 국가에만 동맹안보를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로 바뀐 것이다. 한·미동맹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오히려 한국을 새로운 동맹구조에서 모범이 되는 국가로 만들고자 한다. 그러한 미국에 북한 비핵화는 더 이상 한반도의 핵심 의제가 아니다. 대신 중국 견제, 본토 방어, 동맹 책임분담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는 문구 수정이 아니라, 미국의 한반도 인식이 구조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은 더 이상 한반도를 ‘관리해야 할 분쟁 지역’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견제의 핵심축으로 재정의하고자 한다. 보호 대상에서 전략 자산으로, 방어 공간에서 전진 거점으로 위상이 바뀌고 있다.

NDS 발표 다음 날 방한한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한 세미나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거부에 의한 억제’로 규정하며, 일본·필리핀·한반도를 연결한 전진 억제망 구축을 강조했다. 이는 한국이 북한 대응에 머무르지 않고, 중국 견제 체제의 핵심 노드가 되어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반영한다.

미국 전략 변화는 네 가지 방향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우선 확장억제 구조의 변화다. 미국은 핵우산은 유지하되, 재래식 억제와 초기 대응 책임은 한국에 넘기고 있다. 주한미군의 ‘제한적 지원’은 한국이 먼저 막고 미국은 결정적 옵션만 제공하는 구조를 뜻한다. 둘째, 전작권 전환의 가속이다. 억제 책임을 넘기려면 지휘권도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셋째, 방위비와 전력 투자의 재편이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5% 수준의 국방투자를 평가하며 한국에 아시아 핵심 군사국가로서 역할을 요구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주한미군의 성격 변화다. 미국은 상시 방어군에서 역내 기동·지원 전력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그만큼 한국의 방위 부담은 확대될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인식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논의의 초점은 “미국이 얼마나 지켜줄 것인가”에 있다. 그러나 이제 더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지역 균형을 떠받칠 수 있는가”이다. 한국은 미국에 ‘열강의 말석’에 설 것을 요구받았지만, 과연 우리에게 그러한 용기가 있을까?

이 모든 변화의 본질은 분명하다. 미국은 더 이상 한반도 안보의 최종 보증인이 아니다. 동맹은 보호 체제에서 공동 책임 구조로 전환된다. 앞으로 한국은 중견국이나 분단국가에 머물 수 없다. 한국은 대중 견제 체제의 핵심 축 국가로 요구받고 있다. 이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전략적 주변국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세 가지 결단이 필요하다.

첫째, 자주적 억제 능력의 실질화다. 전구 차원의 정보·감시·정찰, 장거리 정밀타격, 미사일 방어, 통합지휘체계는 선택이 아니다.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는 실질적 억제로 자리 잡아야 한다. 둘째, 연합 지휘구조의 능동적 재설계다.

전작권 전환을 한국 주도 억제체제 구축의 계기로 활용하며, 재래식 억제가 줄어든 만큼 강화된 핵 억제를 얻어내야 한다. 셋째, 전략 외교의 재정립이다. 한국은 더 이상 미·중 사이의 완충지대가 아니라, 균형 유지의 적극적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

세계 질서는 빠르게 재편 중이다. 자동적 억제의 시대가 끝나가면서 준비된 국가만이 동맹의 중심에 설 수 있다. 2026년 NDS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한국은 더 이상 주변국이 아니며, 동북아 질서의 한 축이 될 열강 국가로 진입하고 있다. 안보 소비국에 머물 것인가, 지역 질서를 떠받치는 책임국으로 도약할 것인가. 이제 선택은 우리 몫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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