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엔 수억원 낮춘 급매물 등장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비롯해 세제개편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강남을 비롯한 주요 지역은 다주택자 양도세 부활 소식에 어수선한 모습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세금을 올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집을 팔지 않고 버티던 다주택자들이 비상이 걸렸다. 토허구역이라 임차인의 임대기간이 남아 있으면 당장 집을 팔 수도 없는데 이제와서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남권이나 한강벨트 일대는 10·15대책 이후 초강력 대출 규제로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시행 전까지 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미 다주택자의 다수가 매도나 증여를 택했지만, 지금까지 처분을 망설이던 사람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서울 강남권 초고가 재건축 단지에선 이미 직전 거래가 대비 수억원 낮은 급매물이 등장했다. 아파트값이 60억∼130억원에 달하는 강남구 압구정 구현대는 현재 정상 매물 대비 5%가량 싼 급매물이 나와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감소한 상태에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을 예상한 일부 다주택자나 은퇴자들은 중형은 종전 최고가 대비 3억∼4억원, 중대형은 6억∼7억원 정도 싸게 매물을 내놨다”며 “일부 거래도 됐지만 매물이 늘어나면 추가로 가격이 더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9일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고 확인한 뒤 “올해 5월9일까지 계약한 것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유예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보겠다”고 언급했다.
현행 소득세법에서 양도의 기준은 소유권 이전등기일과 잔금 납부일 중 빠른 날로 하는데, 정부의 발표가 늦어진 점과 토허구역내 거래허가 기간 등을 고려해 5월9일 계약분까지 양도세 중과를 유예해주겠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선 재시행을 하더라도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수 있도록 최소 6개월∼1년의 유예 기간은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당분간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토허구역에선 매매가 쉽지 않아 증여로 돌리거나, 오히려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집을 팔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 경우 보유세가 걸림돌이다. 정부가 이미 보유세 개편을 예고한 만큼 다주택자뿐 아니라 보유세를 내기 어려운 고가 1주택자도 매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양도세·보유세 등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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