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 공습 위험에도 훈련 매진
‘美의 병합 압박’ 그린란드 선수
가족 걱정에도 경기력 향상 집중
사이렌이 울리면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히우의 아이들은 스키를 벗고 달린다. 자세와 호흡, 스텝을 점검하던 훈련은 잠시 멈추고 지하 방공호로 피신한다. 폭격으로 폐허가 된 올림픽 훈련장에서 이어지는 이 장면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스포츠의 일상이다.
한편 유럽 다른 한쪽에서는 또 다른 종류의 불안이 선수의 마음을 짓누른다. 그린란드 출신 여자 바이애슬론 선수 우칼렉 슬레테마르크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월드컵에 나서고 있지만 마음은 편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발언으로 고향에 남은 가족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그를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슬레테마르크는 최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정말로 무섭다”면서 “사람들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있고, 가족들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밝혔다. 다가올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력 향상에 집중해야 하지만 머릿속 한쪽에는 늘 ‘집’이 있다. 슬레테마르크는 스스로를 “정치인이 아닌 선수”라고 말하지만 국제정치의 파도가 개인의 삶과 훈련을 집어삼키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올림픽에 나서게 되면 그녀는 그린란드가 아닌 덴마크 대표로 출전해야 한다. 이것 또한 그에게 ‘정체성’이라는 또 다른 복합적인 감정을 안긴다. 그린란드라는 조국을 대표하고 싶지만 조국의 이름으로 설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체르니히우의 상황은 더 직접적이다.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이곳은 여전히 공습의 위협 아래 있다. 한때 우크라이나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길러낸 훈련장은 기숙사가 무너지고 미폭발 탄약으로 접근이 제한된 땅이 됐다. 그러나 약 350명의 청소년 선수들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구역에서 여전히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에게 스포츠는 정상적인 삶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희망의 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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