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성과로 韓·日 대미 투자액 강조
알래스카 사업에 사용될 가능성 주목
韓·美 정부 채산성·기업 참여 등 인식차
트럼프, ‘업적’ 적힌 종이뭉치 들고 회견
관세 적법 판결 앞두고 사법부 재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깜짝 기자회견’에서 알래스카 개발 사업을 언급하면서 한국, 일본과 무역 합의에서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별개의 성과 언급일 수 있으나 일각에선 이 언급이 양국 대미 투자액의 사용과 연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례 없는 자금 확보”… 투자처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 ‘깜짝 출연’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성과를 거론하다가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착수했다”며 한국, 일본의 대미 투자를 성과로 내세우면서 “전례 없는 수준의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언급한 직후 한·일의 대미 투자를 언급하면서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투자금을 알래스카 개발 사업에 사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미국과 무역 합의를 통해 한국은 3500억달러(약 518조원), 일본은 약 5500억달러(80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각각 25%이던 상호관세를 15%로 낮췄다. 지난해 11월 한·미 정부가 서명한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투자액 3500억달러 중 1500억달러(약 221조원)는 조선분야 투자액이다. 나머지 2000억달러는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되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의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추천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는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 광물, 인공지능(AI)·양자컴퓨팅 등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을 증진하는 분야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관심을 갖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으나 채산성을 둘러싼 고민으로 한국 정부는 그간 기업들의 참여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해 10월 엑스(X)에 한국의 대미 투자 2000억달러와 관련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에너지 기반 시설, 핵심 광물, 첨단제조업, AI와 양자컴퓨터가 포함된다”고 밝혀 인식차를 보였다.
해당 프로젝트는 북극권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추출한 천연가스를 1300여㎞의 가스관을 신설해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운반해 액화한 뒤 수요지로 공급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가스관 설치 등에 소요되는 초기 사업비는 약 450억달러(약 66조원)로 추산되며 사업 성공을 위해 일본, 한국, 대만 등 LNG 핵심 수요국의 장기 구매가 필요하다.
◆트럼프, 법원에 “관세, 옳은 판결하라”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표지에 ‘업적’(accomplishments)이라고 적힌 두꺼운 종이 뭉치를 들고 백악관 브리핑룸에 등장해 지난 1년간 한 일을 ‘자화자찬’했다. 원래 백악관 대변인이 하는 브리핑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 게스트’로 참석했다. 종이 뭉치를 한 손에 든 트럼프 대통령은 “난 이 자리에 서서 이걸 일주일 동안 읽을 수 있는데 그래도 다 읽지 못할 것”이라며 약 1시간20분간 그간의 성과를 설명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주요 정책인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의 적법 여부에 대해 진행 중인 미 연방대법원 재판과 관련해 “대법원이 우리나라를 위해 옳은 결정을 하길 바란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정말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해 사법부를 다시 한 번 압박했다. 앞서 이날 관세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나오지 않았다. 9, 14일에도 관세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다른 판결들만 나온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하면 다른 법적 수단을 동원해 관세를 다시 부과할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른 방법도 있긴 하다. 겁을 주려는 건 아니지만, 그것은 훨씬 더 번거롭고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이것보다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로 엄청난 재원이 들어오고 있다며 2000달러(약 300만원) 규모 국민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자신의 구상과 관련해 의회의 승인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 2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국가 부채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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