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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안 의식했나…대기업, 2025년 자사주 21조원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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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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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 21조원에 육박하는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여당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자 기업들이 규제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5년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신규 상장사를 제외한 479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80개 기업이 총 20조9955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에 주요 기업체 건물들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전체 소각 규모의 14.5%에 달하는 3조487억원어치를 소각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내건 HMM은 자사주 2조1432억원어치를 매입해 전량 소각했고, 경영권 분쟁을 겪은 고려아연도 전년도 매입분 중 1조8156억원을 소각 처리했다.

 

금융권과 주요 그룹사들의 동참도 이어졌다. 메리츠금융지주(1조5517억원)와 KB금융(1조200억원)이 1조원 넘게 자사주를 태웠고, 삼성물산(9322억원), KT&G(9263억원), 현대차(916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소각 의무화 움직임 속에 자사주를 임직원 보상용으로 처분하는 사례도 늘었다.

 

지난해 자사주를 처분한 108개 기업의 처분 총액은 3조12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64.7%인 2조245억원이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사용됐다. 기업별로는 현대차가 53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3429억원)와 SK하이닉스(3076억원) 순이었다.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자사주 처분도 7295억원(23.3%)에 달했다. 롯데지주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47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계열사인 롯데물산에 처분하기도 했다.

 

지난해 자사주를 새로 취득한 기업은 102곳으로 총 21조원 규모였다. 삼성전자(8조1884억원), HMM(2조1432억원), KB금융(1조4800억원) 순으로 매입 규모가 컸다. 자사주 보유 비율은 신영증권이 51.23%로 가장 높았으며 부국증권(42.73%), 한샘(29.46%)이 뒤를 이었다.

 

CEO스코어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에 대비해 기업들의 자사주 활용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3차 상법 개정안은 회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는 경우 1년 이내, 이미 보유 중인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유예기간 6개월 포함) 각각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영권 분쟁 시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1일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인 가운데, 향후 법 개정 시 강제 소각이나 배당 확대 압박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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