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남정훈 기자 ] 왜 ‘요시하라 매직’이라고 부르는지 체감할 수 있는 한 판 승부였다. 한 세트만 내주면 경기를 패하는 상황에서 팀 공격의 에이스인 레베카 라셈(미국)을 빼는 과감한 결단으로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다시 경기를 뒤집어냈다. 흥국생명의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 얘기다.
흥국생명은 18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4연승을 달리며 승점 2를 추가한 흥국생명은 승점 41(13승10패)가 되며 2위 현대건설(승점 42, 14승9패)을 바짝 따라붙었다. 반면 5연승을 달리며 오랜만에 5할 승률을 회복했던 IBK기업은행은 연승 행진이 끊기며 다시 5할 아래(11승12패)로 내려갔고,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그쳐 승점 36으로 그대로 4위에 머물렀다. 중위권 도약이 다소 멀어진 IBK기업은행이다.
흥국생명은 1세트만 해도 세터 이나연이 적극적으로 미들 블로커들의 공격 활용을 가져가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2,3세트를 내리 내줬다. 에이스인 레베카가 2세트 3점(공격 성공률 20%), 3세트 1점(공격 성공률 11.11%)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기 때문.
결국 요시하라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4세트에 레베카를 빼고 아포짓 자리에는 문지윤을 넣었다. 미들 블로커 한 자리도 피치(뉴질랜드) 대신 베테랑 김수지를 투입하며 국내 선수들로만 상대하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레베카 대신 들어온 문지윤은 4세트에만 블로킹 1개, 서브득점 1개 포함 5점을 올렸고, 레베카 대신 공격 에이스 역할을 맡은 김다은이 5점을 올리며 공격진을 이끌었다. 21-17로 앞서다 21-19로 추격을 허용하자 요시하라 감독은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 자리에 레베카를 투입했다. 로테이션 한 자리를 돌리겠다는 의도였고, 이주아에게 서브 에이스를 허용해 21-20 박빙 리드에서 레베카의 오픈이 성공하며 가까스로 리드를 지켜냈다. 이어 23-20에서 요시하라 감독은 다시 최은지를 투입해 후방 수비를 든든히 했고, 4세트를 25-20으로 잡아냈다.
에이스의 비중이 커지는 5세트, 요시하라 감독은 레베카를 다시 선발 카드로 투입했다. 다만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레베카의 공격 비중을 주구장창 늘릴 순 없었다. 그 공백을 최은지가 메웠다. 최은지는 10-8에서 오픈 공격 3개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승부를 끝냈다.
경기 뒤 요시하라 감독은 긴 말을 하지 않았다. 앞의 3연승과 이날 경기력이 큰 차이를 보였던 것에 대해 “컨디션이 어떻든 코트 안에서는 핑계는 필요 없다. 경기력이 저하된 부분은 컨디션 조절이나 준비가 부족했던 감독 탓이다”라고 말했다.
4세트 레베카를 뺀 배경에 대해서도 심플했다. “안 좋았으니까. 자신의 플레이를 안 하고 있었다” 5세트 레베카를 다시 넣은 이유도 “레베카에게 할 수 있냐, 없냐라고 물으니 할 수 있다고 해서 넣었다”라고 간단하게 답한 뒤 승장 인터뷰를 마쳤다.
레베카가 몸살을 앓았다는 사실은 김다은, 이다현의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알 수 있었다. 이다현은 “레베카가 몸살 기운이 있다보니 점프 올라갈 때부터 늘어지는 게 보였다”라고 했고, 김다은도 “레베카가 컨디션이 좋지 않을 걸 알고 있어서 책임감을 나눠가지려고 했다. 하이볼이 주로 레베카에게 많이 올라가는 데, (이)나연 언니에게 나한테도 나눠 올려달라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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