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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 이단아’부터 韓 추상거장까지… 미술관 오픈런 부른다

입력 : 2026-01-12 20:07:45 수정 : 2026-01-12 20:07:44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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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전시 라인업

동시대미술 논쟁·실험성 화제중심
데이미언 허스트·조나스 우드 등
亞 최초 대규모 전시 한국서 열어
국내서 보기 힘든 대표작들 구성

한국 미술계 추상화 거장 유영국
탄생 110주년 최대 규모 회고전
선구적 여성 작가 작업도 재조명
사진 박영숙·조각 김윤신 전시도

2026년 미술계는 이름만 들어도 눈길을 끄는 전시들로 빼곡하다. 생과 죽음, 욕망을 묻는 ‘현대미술의 이단아’ 데이미언 허스트, 색과 형태로 일상을 재구성하는 미국의 스타 작가 조나스 우드 등 세계적 작가들이 아시아 혹은 한국 첫 대규모 전시를 선보인다. 여기에 한국 추상의 거장 유영국과 박서보 회고전과 김윤신·박영숙 등 한국 대표 여성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들도 줄을 잇는다. 시장의 온도와 별개로, 굵직한 전시들이 관객을 다시 전시장으로 불러들이는 한 해다.

 

데이미언 허스트 ‘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 오는 걸작들… 미술관 ‘오픈런’ 이어질까

올해 가장 주목을 받는 전시는 단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3월 개막하는 허스트의 아시아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다. 지난해 론 뮤익 전시로 역대 최다 337만 관객몰이를 한 국립현대미술관이 야심 차게 준비한 블록버스터 전시다. 포름알데히드에 상어 사체를 보존한 ‘살아있는 자의 마음 속에 있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1991), 8601개 다이아몬드로 뒤덮인 인골 ‘신의 사랑을 위하여’(2007) 등 현대미술계에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킨 허스트의 대표작들이 대거 공개된다.

다만 그가 생명윤리 문제, 과도한 상업주의, 제작 연도를 둘러싼 진위 시비 등으로 논란을 몰고 다니는 작가인 만큼 국립미술관이 공공성 대신 흥행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동시대미술의 논쟁성을 정면으로 다룰 계기라는 기대가 엇갈린다. 이에 대해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론 뮤익 전시의 성공 이후 상업 전시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허스트 역시 이단자, 테러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지만 죽음과 그걸 극복하려는 욕망, 욕망을 활용하는 자본과 사회제도를 뒤집은 퍼포먼스를 미술관이 재조명하는 것이 현대미술사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나스 우드 ‘비볼 스튜디오(Bball studio)’.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우드의 아시아 첫 기획전도 열린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9월 강렬한 색채와 평면적인 화면 구성으로 일상의 풍경을 재구성해 온 우드의 지난 20여년 작업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회화, 드로잉, 판화, 벽지 작품 80여점을 통해 개인적 경험이 회화적 실험을 거치며 어떻게 새로운 이미지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4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와 백남준, 이우환 등 국내외 작가 40여명의 회화와 사진, 조각, 설치 작품 등 50여점을 선보이는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이 열린다.

리움미술관은 연출된 상황을 통해 관객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는 작업을 선보이며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연 개념미술가 티노 세갈의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다음달 개막하는 전시는 25년에 걸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종합하고, 리움 소장품을 재구성하는 ‘라이브 아트’로 펼쳐진다. 즉흥적 대화와 노래 같은 상호작용이 하나의 작품이 되며, 물성 없는 작업이 남기는 잔상과 기억은 관람객들에게 이색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유영국 ‘작품’(1967).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제공

◆한국 미술 거장 대규모 회고전… 여성 작가 재조명

올해는 한국 미술의 거장들을 소환하는 회고전이 풍성하다. 서울시립미술관은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역대 최대 규모 회고전을 5월 서소문본관에서 연다. 강렬한 색채와 절제된 구성으로 ‘심상의 산’을 구축해 온 유영국의 작품 세계를 미공개작과 함께 심층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국제갤러리는 작고 3주기를 맞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의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한다. 1967년 연필 묘법부터 2023년 마지막 신문지 묘법까지, 50여년에 걸친 작업을 ‘변화의 철학’이라는 관점에서 조망하며, 한국 단색화를 세계 미술사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박서보의 예술세계를 되짚는다.

한국 여성 작가들의 선구적 작업을 재조명하는 전시도 잇달아 열린다. 2월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는 지난해 별세한 박영숙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린다. 1960년대부터 사진을 통해 여성의 시선과 정체성을 탐구해온 그는 ‘미친년 프로젝트’와 ‘마녀’ 연작을 통해 한국 현대사진사와 여성 미술 발전에 큰 자취를 남겼다.

 

김윤신 2024 베네치아 비엔날레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전시전경. 호암미술관 제공

호암미술관에서는 3월 한국 여성 조각 1세대를 대표하는 김윤신의 70여년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첫 대규모 회고전이 예정돼 있다. 한국전쟁 후 척박한 환경에서 삶과 자연과 예술이 합일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한 작가의 예술세계를 남북한과 프랑스,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여정을 따라 살펴본다. 리움미술관은 5월 전 세계 1세대 여성 설치미술가들의 선구적 작업을 아우르는 그룹전을 마련하며, 9월에는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구정아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을 선보인다. 향과 자력 등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을 탐구하는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를 조명한다.

 

방혜자 ‘하늘의 땅’(2011).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에서는 4월부터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방혜자 회고전이 열린다. 방혜자는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독자적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평생 ‘빛’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은 작가의 삶과 세계관, 회화 실험과 통찰 과정을 조망한다. 갤러리현대는 한국 추상미술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성자의 전시를 11월 준비했다. 1950년대 프랑스로 건너가 독자적인 추상 세계를 구축한 작가는 동양의 정신성과 서구의 추상 언어를 융합한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또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9월에는 김 크리스틴 선의 전시를 선보인다. 청각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경험을 목탄 드로잉으로 그려온 작가는 최근 영국 미술전문지 ‘아트리뷰’가 선정한 미술계 영향력 있는 인사 3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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