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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모든 함정 건조 준비 끝”… 조선업 패키지 첫 투자처 되나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12-23 18:02:37 수정 : 2025-12-23 22:45:57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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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황금 함대’ 구축 협력

현지법상 외국 건조 원칙적 금지
전함 건조에 韓 3년·美 7년 걸려
美 법인 필리조선소서 수주 가능성
업계 “국내에도 훈풍 불 것”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해군의 ‘황금함대’에 편재될 새로운 프리깃함(호위함) 건조를 한화와 함께하겠다고 직접 밝히면서 한·미 양국 간 조선 협력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1500억달러(약 222조원) 규모 조선업 투자 패키지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호위함 건조 등 미 해군력 강화에 사용될지 주목된다.

 

군함 급 명칭도 본인 맘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건조 계획을 발표한 전함 ‘USS디파이언트’ 조감도. 왼쪽 하단에 ‘트럼프급’이라고 적혀 있다. 전통적으로 미 해군은 군함의 급 명칭과 첫 군함 이름을 같게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급 명칭에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공군 6세대 전투기 프로젝트도 자신의 두 번째 임기를 따 ‘F-47’로 명명했다. 팜비치=AP연합뉴스

◆한화 “필리조선소 준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의 군사 우위를 보존하고 미국 조선업을 재건하기 위해 ‘트럼프급’으로 이름 붙인 3만∼4만t급 구축함을 중심으로 하는 황금함대 구상을 발표했는데 한화가 건조에 협력하게 될 신형 프리깃함은 이 함대에 편재된다.

 

미 해군은 지난 19일 신형 호위함이 미국의 최대 군함 조선업체인 헌팅턴잉걸스가 설계한 레전드급 경비함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 업체가 2028년 진수를 목표로 첫 호위함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미 해군은 헌팅턴잉걸스를 선두 조선소로 프리깃함을 구축하되, 신속하게 추가 프리깃함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러 조선소를 경쟁에 부쳐 건조를 맡길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깃함 외에 거대 전함도 일단 2척을 먼저 건조한 뒤 궁극적으로는 20~25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항공모함 3척, 잠수함 12∼15척 등으로 황금함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1기 때인 2017년에 전투기와 전함 확대 등 군대 재건을 통한 군사력 증강을 추진했는데, 2기 들어 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함을 매일 4척씩 건조할 정도였지만 이후 조선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면서 군함 건조 능력이 떨어졌다. 미국이 전함을 건조하는 건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이 사이 군함 건조를 늘린 중국에 해군력을 따라잡혔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군과 한화의 협력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직접 호위함 건조에 한화와의 협력을 언급하면서 한화가 미국 법인 소속 필리조선소를 통해 호위함 건조를 수주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화 측은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한화는 미 해군이 필요한 모든 종류의 함정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전함 건조 3년’… 韓 지원 필요

 

한화의 미 해군 프리깃함 건조는 한·미 조선 협력의 본격 가동이라는 의미가 있다. 미 해군이 최대한 신속하게 전력을 증강하기 위해서는 한국 조선업의 도움이 필요하다. 앞서 미국은 2020년 이탈리아 조선사 핀칸티에리에 프리깃함 건조를 맡겼으나 건조 지연과 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이미 건조 중인 2척만 계속 진행하고 나머지 4척은 취소하기로 한 상태다. 한국은 다양한 건조 경험과 속도가 장점이다. 한국은 호위함을 건조하는 데 3년 정도 걸리는데, 미국은 7∼8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조선사들이 미국 시장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중이다. 한화는 최근 호주의 조선·방산업체 오스탈의 최대 주주 지분을 확보했다. 오스탈은 미국 모빌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용하며 군함을 미 해군에 납품하고 있다. HD현대는 신형 호위함을 건조하는 헌팅턴잉걸스와 협력하는 방식으로 미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미 해군의 유지·보수·장비(MRO) 사업도 한국 조선사들이 잇따라 따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인 협력 발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미국 해군 군함 시장 진출 관문으로 꼽히는 시설인증보안(FCL) 절차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FCL를 신청했다. 다만 미 해군 함정의 한국 건조 가능성은 당장은 낮아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라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데, 이 입장에 변화는 없다.

 

한화가 호위함 건조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 한국이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약속한 1500억달러 조선업 전용 투자 패키지의 첫 투자 대상이 될지도 관심이다. 양국은 지난 11월 투자 절차를 큰 틀에서 규정한 양해각서에 서명했지만 아직 첫 투자처를 발표하지 않았다. 미 해군의 호위함 건조에 마스가 투자 패키지를 활용하는 방안은 아직 양국 간 공식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선업 관계자는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한국과 손잡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국내 조선업에도 훈풍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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