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반등 동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하락 압력을 이어가면서 시장 안팎에서는 ‘장기 약세장 진입’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반감기 이후 강세를 기대하던 낙관론이 힘을 잃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저점 매수보다 하방 리스크 관리로 빠르게 이동하는 분위기다.
◆최고가 대비 30% 이상 ‘뚝뚝’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트코인은 8만6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올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약 12만6000달러) 대비 3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가격 조정 자체보다 더 주목되는 대목은 반등 시도가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기대할 만한 거래량이나 모멘텀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장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두고 “이전과는 결이 다르다”고 진단했다.
과거 비트코인 급락이 △대형 해킹 △거래소 파산 △규제 충격 등 단발성 악재에서 촉발된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특별한 사건 없이도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비트코인의 성격 변화와 연결 짓는다.
한때 ‘디지털 금’ 또는 독립적인 대체 자산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이 이제는 글로벌 유동성, 금리 정책, 위험자산 선호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편입됐다는 것이다.
상승기에는 레버리지와 기대가 가격을 빠르게 끌어올렸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그만큼 조정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문가들 “독자적인 상승 동력? ‘글쎄’”
반감기 효과에 대한 인식 변화도 부담 요인이다.
과거에는 반감기 이후 자동적으로 강세장이 전개된다는 믿음이 강했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 공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 매물이 구조적으로 쌓이며 상단을 누르고 있다는 평가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시장은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요 지지선이 잇따라 붕괴되며 추세 전환을 논하기보다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구간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비트코인과 금의 상대 비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점은 투자자들이 이미 위험 회피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거시 환경 역시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이 독자적인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도 리스크 프리미엄이 다시 높아진 구간으로, 명확한 거시 지표 개선 없이는 대규모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실 우려 고조…“당분간 ‘방어적으로’ 접근해야”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공통적으로 ‘방어적 접근’이 강조된다.
공격적인 저점 베팅보다는 포지션 축소와 현금 비중 관리가 중요하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손실을 키울 수 있다는 경고다.
강세장 속 조정과 약세장 초입의 가장 큰 차이는 ‘반등의 질’이다. 현재 시장의 반등은 거래량과 추세 모두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이 곧바로 장기 약세로 확정됐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빠른 회복을 기대할 환경은 아니다”라며 “현재 시장의 키워드는 기회보다 ‘생존’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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