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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장중 1480원 돌파… 외환스와프 가동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12-17 17:53:00 수정 : 2025-12-17 23:08:46
윤솔·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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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9.8원 마감… 8년 만에 최고치
당국, 국민연금과 함께 ‘긴급 진화’
이창용 “고환율에 걱정 심하다”

한은 “환율 현 수준 유지 땐 2026년 물가 2.3%까지 상승” 경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보고서 추정
현재 전망치 2.1%보다 0.2%P 오를 듯

국민연금 환헤지 효과까지 시간 걸려
정부·당국, 국내 투자 비중 확대 주문

이창용 “당국, 패 다 까놓고 게임 안 돼
환헤지 개시·중단 시점 덜 투명하게 해야”

원·달러 환율이 17일 장중 1480원대를 돌파하며 미·중 관세전쟁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 수준에 근접했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맺은 외환스와프를 가동해 진화에 나섰지만,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환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내년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치를 뛰어넘는 2% 중반까지 오를 전망이다.

고삐 풀린 환율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17일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장중 1482.3원까지 뛰며 지난 4월9일 장중 고점인 1487.6원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8원 오른 147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오전 11시8분쯤 1482.3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월9일(1487.6원) 이후 가장 높았다. 종가 역시 4월9일(1481.1원) 이후 최고치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현재 환율 수준이 “(IMF 사태와 같은) 전통적인 금융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위기라 할 수 있고, 걱정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높은) 환율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우리 내부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극명히 나뉜다”며 “(고환율 때문에) 사회적 화합이 어려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고, 성장 양극화 등을 생각하면 환율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외환당국이 최근 국민연금과 계약을 연장한 외환스와프를 가동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시기와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외환스와프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달러를 마련할 때 이를 외환시장에서 수급하지 않고 한은의 외환보유액에서 환전해 받을 수 있도록 한 계약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를 억제해 환율 안정 효과가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환스와프 등 국민연금의 환헤지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선물환시장에서 국민연금이 달러를 팔면 국내 은행이 달러를 차입하면서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데, 아직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외환당국은 더 나아가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비중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때 거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하면서 자산 운용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모호성도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오늘 환율 상승은 심리적 요인으로 봐야 한다”면서 “외환시장 개입을 하려면 외환보유고가 소진되기 때문에 그 정책을 안 쓰려고 하고, 달러를 사는 사람들은 그 입장을 너무 잘 알고 있어 외환당국이 패를 다 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도 “국민연금이 환헤지 개시 및 중단 시점을 덜 투명하게 해야 한다”며 “패를 다 까놓고 게임을 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환율 상승은 국내 수급 문제 외에도 일부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간밤 미국 정부가 발표한 실업률·소매 판매 통계는 모두 시장 기대보다 부진했지만, 그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소폭 상승하며 98.5를 나타냈다.

 

한은은 현재 수준의 환율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현재 전망치인 2.1%를 상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환율에 이상기후로 인한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영향까지 겹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9월 2.1%에서 10월과 11월 연달아 2.4%로 높아진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원·달러 환율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이날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환율 상승이 지난 10∼11월 물가상승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현재의 환율 정도 수준이면 전망치에서 0.2%포인트 올라간 2.3%”라고 말했다. 통상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3%포인트가량 뛰는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한은 관계자는 “축산물은 수입 소고기 가격이 상승하면서 환율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고, 수입 비중이 높은 수산물인 고등어, 오징어 등은 환율 따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류 가격은 환율이 추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이달까지 높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내년 초부터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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