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고객에게 말을 시키지 않기’ 문화가 미용실까지 확산하고 있다. 시술 중 대화 여부를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조용히 자르기’ 옵션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미용실 예약 화면이 공유됐다. 화면에는 시술 분위기를 고르는 항목이 마련돼 있고, 고객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조용히 시술받기’와 ‘잔잔한 스몰토크가 있는 즐거운 분위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글을 올린 누리꾼은 “그냥 말없이 서비스만 받고 싶어 하는 손님이 많아 생긴 옵션인 것 같다”며 자신도 ‘조용히 시술받기’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 옵션을 두고 반응은 엇갈렸다. 내향적인 성향의 이용자들은 “서비스 받으면서 괜히 말 맞추느라 피곤할 때가 있다”, “미리 선택할 수 있어 서로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이 좋다”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반면 “미용실에서 대화가 없으면 오히려 어색하다”, “선택지를 고르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같은 현상은 택시 업계에서 먼저 나타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택시 이용 시 가장 불편했던 경험으로 ‘기사와의 불필요한 대화’를 꼽은 응답이 38%로 가장 많았다. 카카오T 택시 이용자 조사에서도 기사 서비스가 주요 불만 사항 1위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 택시 호출 앱은 승객이 기사와의 대화를 원하지 않을 경우 ‘조용히 가고 싶어요’ 옵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간 경계를 보다 명확히 하려는 흐름으로 해석한다. 일상적인 서비스 공간에서도 ‘적당한 거리감’을 존중받고 싶다는 수요가 커지면서, 말 걸지 않을 자유 역시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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