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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한국 부자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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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14 22:43:30 수정 : 2025-12-14 22:43:29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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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데이비슨 록펠러 회장은 ‘도대체 돈이 얼마나 있으면 충분합니까’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금만 더(Just a little more)”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1913년 당시 록펠러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5~2%를 가진 거부였다. 미국 역사는 물론 인류사를 통틀어 개인이 소유했던 재산 중 최고로 통한다. 은퇴 후 자선사업가로 변모하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속성임은 분명하다.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1990년대에는 “부자 되세요”란 말이 인기를 끈 적도 있다. 하지만 부자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딴 세상 얘기였다. 부자에 대한 기준도 시대에 따라 바뀐다. 과거 쌀이 곧 재산의 척도였던 농경시대엔 천석꾼·만석꾼이 부자로 인식됐다. 서양에서는 ‘백만장자(millionaire)’란 말이 오랫동안 쓰였다. 하지만 물가상승이 계속되고 부동산, 주식 등이 중요 자산으로 인식되며 100만이라는 숫자는 무의미해졌다. 한강 이남 아파트의 중위가격이 14억원을 넘어선 마당에 이들 모두가 부자라고 하기에는 무리일 듯싶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2025 한국 부자 보고서’가 흥미롭다. 7월21일부터 8월31일까지 한국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개인 심층 인터뷰 결과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한국 부자는 2011년 13만명에서 2025년 47만6000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인구의 0.92%로 추산된다. 이들은 다시 금융자산 10억∼100억원 미만의 ‘자산가’, 100억∼300억원 미만의 ‘고자산가’, 300억원 이상의 ‘초고자산가’로 나뉜다. 실제 이들의 평균 금융자산은 64억4000만원. ‘찐부자’ 소리를 들으려면 이 정도 재력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인구의 1%가 채 안 되는 이들이 가진 금융자산이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60.8%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자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조건은 총자산 100억원이었다. 대부분 부동산·금융자산을 가진 부자들은 지출보다 자산이 계속 늘어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서민은 부자가 되기 힘든 세상, 자산 불평등이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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