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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MZ, 부유하게 자랐지만 민주적 가치 지지 낮아 [차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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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14 11:28:00 수정 : 2025-12-14 11:27:59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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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성장기 속에서 성인이 된 세대가 오히려 이전 세대보다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에 덜 호의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중국의 경제 발전이 민주적 가치에 대한 지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예상해 온 서방과 학계의 기존 예측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라 주목된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온라인 ‘현대중국저널’에 게재된 연구를 인용해 1990년 이후 출생한 중국인들은 경제적 안정성이 더 높고 ‘탈물질주의적 가치’ 수준이 더 높은데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보다 민주적 가치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는 선전 소재 홍콩중문대 인문사회과학대학의 천제, 영국 스트래스클라이드대의 나리송 후허 선임강사 등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의 출발점을 1996년으로 설정했다. 세계은행(WB) 자료에 따르면 이 시점을 기점으로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이후 10년 동안 거의 네 배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1990년을 두 경제 시기를 가르는 세대 구분선으로 삼았다. 1990년생의 경우 만 6세 무렵부터 삶의 변화와 경제 환경의 전환을 체감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민주적 가치 지표가 중국의 정치 체제를 서구식 선거 민주주의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내세우는 이른바 ‘중국식 민주주의’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연구는 국가 지도자를 자유롭고 경쟁적인 선거로 선출하는 데 대한 지지 여부,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태도, 시민적 책임의 중요성 인식 등 여러 변수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해당 세대는 자율성, 자기 가치, 자기 표현을 더 중시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탈물질주의적 가치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서방에서 예측해 왔던 변화와도 부합했다.

 

서구 정치학 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가치 변화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 원칙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같은 예측이 ‘이륙 이후 세대’(post take-off generation)’로 규정한 중국의 젊은 세대에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는 경제 도약 이전 세대보다 현저히 낮았다.

 

연구진은 젊은 세대가 “강화된 탈물질주의적 가치를 민주적 지지로 확장하지도 않았고, 삶에 대한 불만을 민주적 변화를 촉진하는 동기로 연결하지도 않았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 발전이 정치적 자유화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강화할 것이라는, 특히 서방의 정치 지도자들과 중국 관찰자들이 품어온 기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방의 기대에는 민주적 자유에 대한 지지가 강화되고, 이것이 다시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이지만 안정적인 자유민주주의로의 정치적 변화를 촉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정책·학계에서는 보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사회에서 성장한 중국 시민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서구적 가치를 수용할 것이라는 추측이 널리 퍼졌다. 2000년대 초반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밝힌 희망도 이러한 변화가 결국 중국 사회 체제의 근본적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중국 당국이 강하게 차단하려 해온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존스홉킨스대 연설에서 가입 자체가 중국의 정치 개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경제 변화의 과정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륙 이후 세대’의 민주적 지지 감소가 탈물질주의적 가치 때문인지, 아니면 경제적 안녕에 대한 더 비관적인 인식 때문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기성세대 중국인들은 더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고했는데, 연구진은 이를 오랜 결핍의 경험이 경제 성장을 더욱 값지게 인식하게 만든 결과로 해석했다.

 

현재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자유민주주의적 가치에 대한 지지도 함께 높아지는 상관관계가 나타났지만, 중국의 젊은 세대는 현 상태에 대한 불만을 더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젊은 세대의 정치적 무관심은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당국이 대규모 시위 재발을 막기 위해 강화한 이념 교육의 영향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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