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이 올겨울 패션 화두로 떠올랐다. 한때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경량 패딩부터 등산할 때 입는 고어텍스 재킷, ‘할매니얼(할머니와 밀레니얼의 합성어) 룩’의 대명사인 ‘누빔 조끼’ 등이 인기를 끌며 MZ세대를 중심으로 패션을 다양한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의 연장선’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최근엔 자연 그대로의 감성을 스타일리시하게 재해석한 일명 ‘그래놀라(Granola) 코어’가 주목받고 있는데, 연예계 대표 패셔니스타들도 잇따라 소셜미디어(SNS)에 ‘그래놀라 룩’을 입은 모습을 공개하며 올겨울 ‘대세’ 임을 입증했다.
‘그래놀라 코어’는 자연의 감성을 스타일리시하게 재해석한 룩으로, 기능성과 감성을 동시에 잡은 ‘자연주의 아웃도어 무드’를 대표한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 팔레트에 스타일리시한 경량 패딩, 플리스, 윈드브레이커, 백팩, 비니, 스니커즈 등 아웃도어 아이템 등이 대표적이다. 전형적인 등산복이 아니라 도시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 드는 것이 포인트다.
그래놀라 코어 열풍은 스타들의 SNS에서도 확인된다. 가수 지드래곤이 지난달 2025 월드 투어 ‘위버맨쉬’ 대만 공연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착용한 파타고니아 ‘플리스’는 패션 커뮤니티를 타고 확산하며 품절 사태가 빚어졌다. 배우 설인아와 이청아, 이시영, 김나영 등 연예계 대표 패셔니스타들도 SNS에 일상 속 ‘그래놀라 룩’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LF에 따르면 11월 1일부터 이달 9일까지 LF몰 내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가볍고 보온성이 좋은 ‘플리스’ 검색량은 전년 대비 20%, ‘비니’ 검색량은 35% 늘었다. 이외에도 추리닝이나 패딩 조끼 등 관련 상품 검색량이 늘었다. 특히 비니는 ‘그래놀라 코어’를 완성하는 핵심 아이템으로 부상하며 판매량이 늘고 있다.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도 ‘그래놀라 코어’ 제품 검색량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월 한 달간 패딩과 바람막이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28% 증가했다. 이른 추위로 아우터 수요가 앞당겨진 영향과 더불어 자유롭고 활동적인 아웃도어 감성을 반영한 ‘그래놀라 코어’ 스타일의 확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패딩 카테고리 내 인기 브랜드 순위 역시 럭셔리 중심에서 ‘그래놀라 코어’ 브랜드 중심으로 변동됐다. 전년 동기 대비 몽클레어, 스톤 아일랜드, 프라다 등의 거래액 증가세는 주춤한 반면,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살로몬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노스페이스의 거래액은 253% 급증하며 대표적인 ‘그래놀라 코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래놀라 걸’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업계도 백팩, 헤드밴드, 비니 등 아웃도어 액세서리 등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LF가 전개하는 미국 어반 아웃도어 슈즈 브랜드 ‘킨’(KEEN)은 ‘그래놀라 걸’ 트렌드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대표 상품 ‘재스퍼’ 스니커즈 매출은 전년 대비 90% 이상 성장 했으며, 컬러풀한 한정판 라인과 콜라보 제품들은 론칭 할 때 마다 빠른 품절을 기록하며 데일리 하이킹 슈즈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여성 구매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140% 성장했다.
컬러풀한 조합과 유니크한 끈 디테일로 하이킹 무드 스니커즈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킨은 이러한 시장의 반응에 따라 재스퍼 스니커즈 라인업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특히 ‘남들이 잘 모르는’ 신진 브랜드, 라이징 브랜드를 디깅하는 마니아층이 눈에 띄게 늘었다. 아웃도어 브랜드 ‘티톤브로스(TetonBros)’의 최근 두드러진 매출 성장세가 이를 뒷받침한다. 티톤브로스는 이번 FW 시즌 스타일리시한 ‘경량 패딩’ 트렌드를 주도하며 FW 시즌(8월~10월)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성장했다. 특히 여성 구매고객 비중은 지난해 25%에서 올해 40%로 증가해 감도 높은 소비자를 정확히 공략했다는 분석이다.
품절 제품도 여성 라인에서 나왔다. 티톤브로스가 올해 FW 시즌 선보인 경량패딩 ‘얼라이브 퍼프 다운’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세련된 얼시(earthy) 톤 컬러, 투박하지 않은 스타일의 경량 패딩을 찾는 여성 고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모으며 여성용 라이트 그레이 컬러는 주요 사이즈가 곧바로 품절되며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실제 등산, 트레일러닝 유저 뿐 아니라 고프코어 패션을 즐기는 20대 고객층 사이에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경량 패딩으로 입소문이 나 FW 시즌 2030대 구매 고객이 전년 대비 약 2배 신장했다. 브랜드의 충성 고객층을 기반으로 한 패션 유튜버와 등산 인플루언서 등을 중심으로 확산된 SNS 콘텐츠를 통해, 신제품에 대한 호기심과 호감을 가진 고객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또한 3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아웃도어 패션은 무조건 ‘기능성’에만 초점을 맞춘 투박하고 획일적인 스타일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자연 속에서도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새로운 스타일로 진화 중이다”라고 이러한 트렌드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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