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리스크 관리 명분 불구
고환율 초래 ‘서학개미’ 우회적 관리
고위험 상품 무분별 마케팅도 제동
대형증권사 이어 자산운용사도 대상
금융감독원이 증권업계의 해외투자 영업 실태를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점검에 나섰다. ‘서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가 급증함에 따라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 실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시장에서는 최근 고환율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해외주식 투자를 우회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3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벌였다. 이날 점검은 4일까지 이틀간에 걸쳐 이뤄진다. 두 회사를 포함해 해외 고위험 상품 거래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 10여곳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자산운용사로도 점검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당국의 주요 점검 대상은 신용융자와 마케팅, 외환리스크 관리 체계 등이다. 특히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해외 파생상품(선물·옵션),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 점검한다. 해외주식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 대비 과도하게 책정됐는지, 환전수수료 기준과 공시가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도 점검 대상이다.
투자정보 제공의 적절성도 도마 위에 오른다. 최근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을 활용해 해외 투자은행(IB) 보고서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어난 만큼, 해당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내부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따져볼 예정이다.
무분별한 마케팅 활동에도 제동을 건다. 앞서 일부 증권사가 이달 15일 시행되는 해외 파생상품 사전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공격적인 이벤트를 펼쳐 당국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금감원은 유사 사례가 없는지 살피고 업계 전반에 투자자 보호책임을 강조할 방침이다.
증권사를 상대로 하는 이번 점검은 정부가 환율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 중 하나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이 지난달 30일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고, 증권사를 감독하는 금감원이 이런 ‘미션’을 부여받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증권사 점검을 서학 개미에 대한 우회 규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부가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등 투자활동을 제약하는 데 대해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당국을 통해 압박에 나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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