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대륙에서 마약·테러리즘 카르텔 해체할 것”
미국 외교 정책의 근간으로 통하는 ‘먼로 독트린’ 발표 202주년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먼로 독트린을 확장한 일명 ‘트럼프 코롤러리(Corollary)’를 선언했다. 코롤러리란 ‘필연적 결과’ 또는 ‘당연한 귀결’이란 뜻으로, 기존의 원칙을 재확인하되 그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일종의 업데이트를 의미한다. 이를 두고 트럼프가 ‘마약·테러리즘 카르텔’로 지목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의 정당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먼로 독트린 기념일에 즈음한 대통령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금으로부터 꼭 202년 전인 1823년 12월 2일 미국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1817∼1825년 재임)가 연방의회에서 발표한 먼로 독트린은 크게 ‘유럽 대륙에 대한 미국의 불간섭’과 ‘미주 대륙에 대한 유럽의 불간섭’ 두 가지 원칙을 담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유럽 대륙의 일에 관여하지 않을 테니 유럽 국가들도 아메리카 대륙에는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라는 뜻이다.
오늘날 미국 학자들은 먼로 독트린을 “유럽에 대해 고립주의를 추구한 반면 중남미에선 영향력 확대를 꾀한 외교 정책”이라고 평가한다.
트럼프는 이날 “먼로 독트린은 수세기 동안 공산주의, 파시즘, 외국의 침략 등으로부터 미주 대륙을 지켜왔다”며 “나는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서 이 오래된 정책을 자랑스럽게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파나마 운하에서의 특권을 회복한 점,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 흐름을 차단한 점, 미주 대륙 일대에서의 마약·테러리즘 카르텔 해체에 나선 점 등을 강조했다. 그는 이와 같은 일련의 정책들을 묶어 “먼로 독트린에 따른 새로운 트럼프 코롤러리”라고 규정했다.
앞서 1904년 미국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1901∼1909년 재임)가 먼로 독트린을 확장한 이른바 ‘루스벨트 코롤러리’를 천명한 바 있다. 당시 루스벨트는 “중남미 국가들이 정치적·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경우 미국이 간섭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다. 이를 근거로 도미니카 공화국, 쿠바, 니카라과, 아이티 등에서 미국의 군사 개입이 이뤄졌다.
일각에선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공격을 염두에 두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논리로 ‘트럼프 코럴러리’라는 개념을 끄집어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최근 미국은 세계 최대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를 카리브해에 배치하고 베네수엘라 영공을 폐쇄하는 등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베네수엘라 정권을 겨냥해 연일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그간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 외교 정책을 놓고서 트럼프의 이름 도널드와 먼로 독트린을 합성한 ‘돈로 독트린’이라고 부르며 비판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새로운 독트린이 아니라 기존의 먼로 독트린을 계승하고 확장했다는 의미를 담아 ‘트럼프 코롤러리’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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