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30% 감축’ 내부 폭로…“그날 아침 직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관련이슈 이슈플러스

입력 : 2025-12-03 05:00:00 수정 : 2025-12-03 05:14:25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대규모 감원, AI 중심 재편 본격화…IT 업계가 맞닥뜨린 ‘효율화의 새 계절’

‘중국판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가 연말까지 대규모 감원을 진행하며 AI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분기 실적 부진과 광고 매출 감소, AI 경쟁 심화가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기존 수익 모델과 인력 구조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벌어졌다.

 

이번 감원은 IT 업계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성장 전략과 조직 정체성을 AI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시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게티이미지

이번 구조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회사 정체성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3일 IT 업계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번 주부터 다수 사업 부문에서 감원을 시작했다.

 

일부 팀에서는 40% 수준까지 인원 조정이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이는 3분기 손실 보고 직후 나온 조치로, 광고 매출이 18% 감소하고 전체 매출도 7% 줄어든 상황과 맞물린다.

 

감원 대상 부문이 주로 모바일 생태계 등 기존 핵심 사업이다. AI·클라우드 관련 역할은 상대적으로 보호되고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될 것이라는 점이 전해졌다.

 

◆합의 퇴사·고액 보상…‘법적 리스크’ 관리

 

노동법상 일방적 해고가 엄격히 통제되는 환경에서, 대형 IT 기업들은 종종 고액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해 직원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인력을 줄여왔다.

 

이번 바이두의 감원 사례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확인됐다. 대상 직원에게 근속 연수에 따라 1개월분 급여를 지급하고, 추가로 1~3개월분의 급여를 더해주는 형태의 보상 패키지가 제공됐다.

 

이는 최근 바이두의 감원이 최근 몇 년 내 최대 규모라는 평가와 함께 전해졌다.

 

일부 조직에서 인력 감축율이 약 30%에 달한다는 정보와 함께, 법적 제약을 고려해 고액 보상·합의퇴사를 택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AI·자율주행 등 신사업 부문은 영향이 덜한 반면, 검색·광고 중심 부문에서 감축이 두드러진다는 점도 언급됐다.

 

◆“왜 가장 먼저 인원을 줄였을까?” 내부 문건에 답이 나왔다

 

바이두 감원은 비용 절감보다 사업 구조를 AI 중심으로 재정렬하려는 신호다.

 

전통적 검색·광고 수익 모델의 성장 한계가 확인된 시점에서, 회사가 스스로 AI 기업으로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미래 사업을 위한 자원 배치가 명확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방적 해고가 까다로운 환경에서, 합의퇴사 방식과 고액 보상은 이미 널리 쓰이는 채택 방식”이라며 “바이두 사례에서는 이런 법적·사회적 맥락이 그대로 드러났다. 나아가 이번 조치는 시장 구조 변화뿐 아니라 기술 혁신으로 인한 직무 소멸 측면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일자리가 단순 감소하는 게 아닌 기술적 대체에 따라 직무 자체가 재편되는 전형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바이두가 내부 개발자에게 코드 자동 생성 도구를 보급하고, 일반 직군에도 생성형 AI를 배치했다는 건 AI가 단순 보조를 넘어 업무 구조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력 감축이 AI 도구 도입과 함께 일어난다는 점에서, AI가 부서별 생산성을 얼마나 크게 끌어올리고 있는지, 그 효과가 임금 자원 배분과 조직 규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한 IT 전문가는 “바이두의 인력 재편은 ‘AI 효율화 시대’ 본격 진입을 알린다”며 “바이두뿐 아니라 텐센트·알리바바 등 주요 기업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업계 전반이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생산성을 내는 구조로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중간 숙련직이 줄어들고, 고숙련 인력 중심으로 편중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서 “검색·광고 부문 감축은 바이두가 해당 비즈니스를 더 이상 핵심 성장 축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강한 신호”라며 “반면 자율주행·AI 서비스 조직 유지와 자원 집중은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베팅이며, 내부 자원의 명확한 재배치”라고 전했다.

 

◆“AI 시대 첫 희생양?”…인력 절벽, 업계 전체가 떨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의 위치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AI 도입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만, 노동 시장에는 구조적 충격을 가져온다.

 

바이두 사례는 고숙련 중심의 노동시장 재편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다.

 

중간 숙련직과 일부 일반 직군의 장기적 일자리 감소, 산업 전반의 소득 분포 변화, 재교육·전환 지원책 요구 등이 중요하게 논의될 수 있다.

 

고액 보상 패키지로 구조조정 충격을 줄이는 단기적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직원들에게 생존 경쟁 신호를 강화한다.

 

AI 기반의 조직 효율화가 지속되면, IT 업계 HR 전략은 기존의 안정적 고정 인력에서 유동적 프로젝트 인력 중심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조직 문화와 직원 경험, 장기적 사내 역량 축적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향후 이 변화가 기술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노동시장과 사회에 어떤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낼지 글로벌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AI 도입이 대규모 감원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기술 윤리와 사회 안전망에 대한 재고를 촉구한다.

 

기술 발전의 편익이 기업 내부 효율에만 집중될 경우 사회적 불균형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

 

재교육, 전환 지원, 안전망 확충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기술 혁신이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역설적 상황이 될 수 있다.

 

바이두가 AI·클라우드·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 부문에 자원을 집중할 때, 실제 수익성과 시장 점유율 확대가 얼마나 빠르게 나타날지 관찰이 필수다.

 

단기간 실적 개선이 느리더라도, 장기 전략으로서의 정당성이 확보될지를 주목해야 한다.

 

◆“사람보다 AI가 낫다”…점점 현실로?

 

이번 감원이 일시적 구조조정인지, 혹은 향후에도 AI 효율화 흐름에 따라 유사한 인력 조정이 반복될지 여부가 중요하다.

 

IT 업계 전체가 비슷한 경로를 밟는다면 노동시장·교육·규제 측면에서 광범위한 대응이 필요해질 것이다.

 

AI 도입으로 인한 직무 소멸과 노동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과 산업계 자율적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술 발전과 사회적 안전망의 균형이 맞춰질지 주목된다.

 

기술윤리와 공정한 노동 전환 구조가 앞으로 기업 평가와 투자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감원은 IT 업계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성장 전략과 조직 정체성을 AI 중심으로 재정비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향후 이 변화가 기술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노동시장과 사회에 어떤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낼지, 글로벌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민니 '상큼 발랄'
  • 아이들 민니 '상큼 발랄'
  • 차정원 '우아하게'
  • 박보영 소두 인증한 비율…브이 포즈로 찰칵
  • [포토] 아이브 가을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