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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품권·성장펀드 예산 유지… AI·예비비는 감액 ‘한발씩 양보’

입력 : 2025-12-02 18:09:20 수정 : 2025-12-02 22:52:47
조희연·변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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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026년 728조 예산안 극적 합의

민주, 李정부 국정과제 예산 사수 성과
국힘, 단독처리 막고 지역구 예산 확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일 내년도 예산안에 합의를 이룬 것은 ‘법정처리 시한 준수’를 위해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한 결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인공지능(AI) 관련 지원과 예비비 항목 등을 야당 요구대로 감액했다. 국민의힘은 정부 여당이 강조한 지역사랑상품권 지원과 국민성장펀드 예산 원안을 수용했다.

 

민주당은 주요 국정과제 예산을 지켜내면서도 이재명정부 첫 예산의 법정 시한 내 합의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2년 연속 예산안 단독처리를 막아내며 지역구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합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여야 합의문 서명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운데)가 2일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야가 법정 시한인 2일에 맞춰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건 5년 만이다 오른쪽은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허정호 선임기자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합의문 서명 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정부의 첫 예산안이 드디어 여야 합의로 처리된다”며 “국민성장 펀드, 지역사랑상품권 등 핵심 국정과제 예산이 모두 그대로 통과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며 감액을 주장한 정부 주요 사업 예산을 손실 없이 지켜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특히 이번 예산안이 여야 합의로 법정 기한을 준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법정기한 내 합의처리는 극심한 정치적 갈등 속에서도 민생과 경제를 중심에 둔 책임정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은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해 재정건전성을 지켰다는 점을 내세웠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방만하게 운영되던 펀드 예산을 삭감해 정리할 계기를 마련했고, AI라는 이름으로 (여러 부처에) 산재돼 있던 걸 정리해 삭감해야 할 부분을 삭감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정부 핵심 사업 중 AI 혁신펀드 관련해 전체 예산 10조원 중 2064억원에 대한 감액을 이끌어냈다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는 원안대로 유지됐지만, 대신 “대통령실 운영비를 1억원 삭감하기로 했다”는 점도 성과로 꼽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예산안 일방처리를 막기 위해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다수당이 수적 우세를 앞세워 소수당을 전혀 배려 존중하지도 않고 일방적 폭거를 일삼는 어려운 상황에서 그래도 민생 예산이 중요한 점이 있기 때문에 기한 내 예산을 처리하기 위해 대승적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킬 수 있다. 민주당은 166석을 보유해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야가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비상계엄 이후 얼어붙었던 정국에는 잠시 훈풍이 불었다. 민주당 문 원내운영수석은 “국민 앞에 여야가 함께 책임을 다했다는 점에서 공동의 성과”라며 야당의 공을 인정했다. 국민의힘 송 원내대표도 “여야가 조금씩 양보해 원만한 타협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예산안 자동부의 규정이 도입된 이후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 처리된 것은 도입 첫해인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가 전부였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쓰이는 합성 니코틴을 담배로 규정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 헌법연구관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비쟁점 법안 80여건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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