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준 대표 “한국법인서 벌어진 일”
김범석 의장 책임론에 선 그어 ‘눈총’
‘쿠팡은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합니다’, ‘쿠팡은 글로벌 상거래의 미래를 형성하는 미국의 기술 기업이자 포춘 150대 기업입니다.’
2일 미국 쿠팡 본사가 홈페이지에 노출한 자사 홍보 문구다. 한국에서 벌어진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사과문이나 고객 안내문은 보이지 않았다. 쿠팡의 영업 본거지인 한국에선 4000만명 가까운 이용자의 고객 정보가 털려 난리인데 정작 쿠팡 본사는 평온한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 때문에 쿠팡의 실질적 오너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향한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쿠팡 지배구조의 정점에서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음에도 대형 사고가 터질 때마다 ‘미국인’ 지위를 이용해 책임을 회피하면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도 아직까지 공식 사과 한마디가 없는 상태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김 의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유년 시절 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 살면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고,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2010년 쿠팡을 창업했다.
김 의장은 쿠팡의 클래스B 보통주 1억5780만2990주(지분율 8.8%)를 보유하고 있다. 클래스B 보통주는 주당 29배의 차등의결권을 가진 주식으로, 의결권을 기준으로 하면 김 의장의 지분율은 73.7%에 달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보유 중이던 클래스B 보통주를 클래스A 보통주 1500만주로 전환해 처분하면서 4846억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
문제는 쿠팡이 매출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거두고 국내 소비자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면서도 미국 법인이자 미 증시 상장사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사회적 책임 부담과 내부 통제 측면에서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13조원이다. 올해 5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만 사업과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제외하면 매출의 90%가량이 한국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 의장은 5000억원가량을 손에 쥐면서 200만주를 자선기금에 증여했지만 이를 상당 부분 미국에서 사용해 국내 사회를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김 의장은 그간 해외 체류 이유로 국회 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도 불참했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현안질의에도 박대준 대표가 출석했다. 박 대표는 ‘김 의장이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반복된 질문에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고 제 책임하에 벌어져 제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김 의장을 엄호했다. 그러면서 “제가 전체 책임을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 박 대표가 대답하는 거로 감당이 되겠나. 쿠팡의 실질 소유주인 김 의장의 거취조차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국민은 김 의장이 직접 정중히 사과하길 원하고 있다. 그분은 왜 항상 뒤에 숨어 있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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