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를 27명 배출한 미국 공립 명문대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SD)에 입학한 신입생 가운데 8%가 기초적인 산수 능력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UCSD 내부 교수회·행정부 합동 기구(SAWG)가 지난달 6일 공개한 자교 입학자 학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학년도에 입학한 신입생 중 665명이 수학 과목에서 중학교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은 전체 7799명의 신입생 중 8%에 달한다. 2020학년도 신입생 중 중학교 수학 수준에 미달한 학생의 수가 32명임을 고려한다면 학력 미달자 수가 불과 5년 만에 20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대학은 이들을 위해 초·중학교 공통 과정(1~8학년)을 다루는 별도 보충 수업까지 개설해야 했다.
SAWG는 기초 학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학생 중 94%는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이나 통계 등 고급 수학 과목을 이수했고, 평균 성적은 A-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충 수업 이수자를 대상으로 한 진단평가에서는 ‘37만4518을 가장 가까운 100단위로 반올림하라’는 문제를 맞힌 비율이 39%에 그쳤고, 초등 1학년 수준의 연산 문제를 틀린 경우도 적지 않았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이 사례를 소개하며 “명문대에 입학한 학생들조차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공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WSJ은 대학입학자격시험(SAT)과 대학입학학력고사(ACT) 폐지로 대학이 고교 내신과 자기소개서 등 정성적 요소에 의존하게 됐지만, 고교 성적 인플레이션과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학생들의 준비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됐다고 비판했다.
SAWG도 고교 성적과 실제 학력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았다. 보고서는 △코로나19 기간 원격수업과 그 후유증 △표준화 시험(SAT·ACT) 폐지로 인한 고교 성적 의존도 증가와 성적 인플레이션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SAWG는 결론 부분에서 “UC 시스템 차원에서 표준화 시험의 재도입 여부를 재검토할 것”을 권고하며, 고교 성적과 과목 이수 내역만으로는 학업 준비도를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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