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초반 선두… 좌파 후보에 크게 앞서
당선 땐 여당 꺾고 4년 만에 정권 교체
트럼프, 투표 이틀 전 공개 지지 선언
“美 원조 삭감 시사… 내정간섭” 지적도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치러진 중미 온두라스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은 우파 나스리 티토 아스푸라(사진)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남미 지역 영향력을 키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이번에도 통할지 이목이 쏠린다.
온두라스 일간 엘 에랄도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온두라스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이날 치러진 대선에서 개표율 약 55.9% 기준 국민당 아스푸라 후보가 4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도 성향의 자유당 살바도르 나스라야 후보가 39.78%로 근소한 차이로 뒤를 쫓고 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현 대통령이 이끄는 좌파 성향 집권 자유재건당의 리시 몬카다 후보는 20%대 득표율로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온두라스는 과반 득표와 상관없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단순 다수대표제를 채택 중이다.
아스푸라 후보가 승리하면 4년 만의 정권 교체다. 국민당은 2009년 이후 12년간 장기 집권하다 2022년 좌파 자유재건당에 패배했다. 우파 후보의 승리는 경제난과 범죄 대응에 미흡한 중남미 좌파 정권에 대한 실망으로 우파 정권을 선택하는 ‘블루 타이드’의 또 다른 사례가 된다는 의미도 있다.
아스푸라 후보는 기업인 출신으로 2014∼2022년 수도 테구시갈파 시장을 지냈다. 나스라야 후보는 유명한 TV 진행자 출신으로 카스트로 대통령 핵심 측근이었다가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유일한 여성인 몬카다 후보는 카스트로 현 정부에서 재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다.
대선을 이틀 앞둔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스푸라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아스푸라 후보의 정책에 큰 신뢰를 갖고 있는 만큼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며 “만일 그가 당선되지 않는다면 잘못된 지도자는 어느 나라든 파국적인 결과만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좋은 돈을 나쁜 뒤를 좇아 던지지는 않겠다”고 적었다. 아스푸라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對)온두라스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온두라스에 1억9300만달러(약 2900억원), 올해는 1억200만달러를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온두라스 대선에 개입했다는 내정간섭 논란을 일으켰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선거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가져왔다”며 “서로 다른 진영의 후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각자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경쟁하고 나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밀매 유죄로 45년형을 받고 미국에서 복역 중인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하겠다고도 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 역시 우파 진영에 속하는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시절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은 바 있다.
새 온두라스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다. 유권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시간 연장된 오후 6시까지 투표에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부정선거 우려도 나왔지만 아직 별다른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온두라스는 이날 대통령 외에도 128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도 진행했다. 현 국회 지형은 야당 연합의 의석이 3분의 2를 차지하는 여소야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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