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128명 사망… 피해 더 커질 듯
동남아 출신 가사도우미도 다수 희생
늦게까지 조문 행렬… 사흘간 애도기간
홍콩시민 ‘안전 등한시’ 정부 향해 분노
中, 반중 시위 막으려 선동 행위에 경고
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생존자 윌리엄 리(40)는 3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같이 증언했다. 그는 “복도와 비상구가 모두 막혀 집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창밖으로 불꽃과 검은 잔해가 ‘절망의 비’처럼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 발생 세 시간 만에 소방관에 의해 구조됐다며 “그저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무력감이 더욱 무서웠다”고 전했다.
홍콩 행정부에 따르면 북부 타이포의 32층짜리 ‘웡 푹 코트’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날까지 128명이 목숨을 잃고 79명이 다쳤다. 실종자는 여전히 150여명으로 추정돼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화재가 발생한 시간이 직장인과 학생들이 외출한 오후 2시52분이었던 만큼, 집에 머물던 노인과 영유아, 가사도우미들이 더 큰 피해를 봤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특히 동남아 출신 가사도우미들이 다수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도일보는 한 필리핀 가사도우미가 생후 3개월 아기를 품에 안은 채 구조됐으나 위중한 상태라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총영사관은 가사도우미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확인했다.
화재 발생 나흘째인 이날도 실종 가족을 찾기 위한 주민들의 절규와 조문 행렬이 이어지며 홍콩 사회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분위기다. 홍콩 정부는 29일부터 사흘간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했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조문소에는 늦은 밤까지 긴 줄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꽃다발과 손편지를 놓으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당국은 가연성 스티로폼 패널과 대나무 비계를 대규모 피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공사 관련자 10여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화재 당시 경보가 왜 울리지 않았는지, 공사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 해명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시민들의 슬픔과 분노는 중국 당국을 향하고 있다.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뒤 홍콩에 대한 통제는 강화됐지만, 기본 민생안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홍콩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는 지역 중 하나임에도 안전 규제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나온다면서 “이번 재난이 부패와 책임 회피의 결과인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짚었다. 영국 가디언도 “베이징의 홍콩 통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치솟는 집값과 과밀 고층 아파트 구조가 시민들의 불안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 책임론이 커지면서 2019년 벌어졌던 대규모 반중 시위가 다시 촉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친중 성향 문회보를 인용해 “반중 인사들이 화재 구호 현장에서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텐트를 운영하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반중국 움직임 차단을 위해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홍콩 주재 국가안보공서(NSO)는 전날 성명을 통해 “반중 세력이 이재민들의 비통함을 이용해 정치적 야심을 이루려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은 선동 혐의로 남성 1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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