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제3세계 국민 美 이주 중단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 세계뉴스룸

입력 : 2025-11-29 11:47:44 수정 : 2025-11-29 11:47:43
김태훈 논설위원

인쇄 메일 url 공유 - +

청소년들을 위한 역사 교과서 내용 중 프랑스 대혁명을 설명하는 대목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삼부회’(三部會)다. 일종의 신분제 의회로서 가톨릭 성직자(1신분), 귀족(2신분), 그리고 평민(3신분)의 대표자들이 모여 국가의 중요 사안에 관해 토론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국왕의 명령으로 1302년 처음 소집된 이래 비정기적으로 열리며 국왕의 정책 결정을 자문했다. 1789년 거의 170여년 만에 개최된 삼부회는 성직자 및 귀족의 특권에 비판적인 평민 대표들의 반발로 파행을 거듭하다가 결국 결렬됐다. 이는 평민이 주도한 프랑스 대혁명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주방위군 겨냥 총격 사건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미 수도 워싱턴 중심가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주방위군 대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동서 냉전이 본격화한 1952년 프랑스 경제학자 알프레드 오비가 ‘제3세계’(tiers-monde)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그는 선진 자본주의 국가(제1세계)와 소련을 필두로 한 공산주의 국가(제2세계)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을 ‘제3세계’로 묶었다. 옛 프랑스 삼부회를 구성한 3신분이 평민이란 점에 착안한 표현이었다. 제3세계 국가 거의 대부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아시아·아프리카 신생국들었다. 한때 이들을 ‘비동맹’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나, 제3세계와 비동맹의 개념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낙후했지만 미국과 군사 동맹을 맺은 한국 같은 나라가 대표적이다. 제3세계로 분류될 수는 있어도 결코 비동맹이 될 순 없었다.

 

애초 서방과 공산 진영 간의 냉전을 전제한 제3세계라는 범주는 1990년대 초 소련(현 러시아) 해체와 냉전 종식을 거치며 더는 유효하지 않게 됐다. 그렇지 않아도 ‘세 번째’라는 어휘에 담긴 계급적·차별적 어감 때문에 사용을 기피하는 이가 많았다. 개발도상국들을 대놓고 ‘후진국’이라고 부르며 무시하는 셈 아닌가. 제3세계를 대체할 용어로 급부상한 것이 바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다. 선진국은 거의 대부분 지구 북반구, 개발도상국은 남반구에 몰려 있는 점에서 비롯한 표현이라고 하겠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지리상 북반구에 있으나 글로벌 사우스의 일원으로 통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중심가에서 무장한 주방위군 대원들이 치안 유지를 위한 순찰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26일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주방위군 대원들에게 총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AP연합뉴스

1990년대 이후 거의 쓰이지 않는 ‘제3세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의해 부활했다. 트럼프는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모든 제3세계 국가들(Third World Countries)로부터의 미국 이주를 영구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미 수도 워싱턴 치안을 맡은 주(州)방위군 대원을 공격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불쑥 등장한 제3세계란 표현을 두고 영국 BBC 방송은 “과거 경제적으로 낙후한 개발도상국을 지칭하는 데 쓰였던 용어”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른바 ‘못사는 후진국’에 대한 트럼프의 노골적 차별 의식이 담겨 있는 셈이다. 앞으로 한동안 국제사회에서 ‘제3세계’ 용어를 놓고 논란이 분분할 것 같다.


오피니언

포토

[포토] 아이브 가을 '청순 매력'
  • [포토] 아이브 가을 '청순 매력'
  • 고소영, 53세에도 청순 미모
  • 한소희, 완벽 미모에 감탄…매혹적 분위기
  • 아이유 '눈부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