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난방 수요가 본격화되면서 전기장판과 관련한 사고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화재와 저온화상 위험이 매년 비슷한 시기에 반복되는 ‘계절성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부주의가 줄어들지 않아, 안전 문제가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 상담 9배 폭증…‘10~1월 집중’ 패턴 고착
2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기장판 소비자 상담 건수는 130건으로 전월 대비 약 9배 증가했다.
최근 5년(2019~2023년) 동안 전기장판 관련 상담은 연간 1000건 이상 꾸준히 접수됐다.
‘10월부터 증가→11월 최고치 도달→12~1월까지 200건 안팎 유지’라는 일정한 증가 패턴을 보였다.
전기장판을 꺼내는 시기·사용 빈도가 급증하는 시점과 사고가 동시에 증가하는 '고위험 구간'이 매년 반복되는 셈이다.
◆‘보이지 않는’ 저온화상…치료에 반년 걸리는 사례도 63.1%
전기장판 사고 중 상당 비율은 저온화상이다.
겉으로 촉각 자극이 크지 않아 사용자가 위험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한다.
소비자원이 2017~2019년 관련 위해 정보 902건을 분석한 결과 2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2도 화상이 63.1%, 하체(둔부·다리·발) 부위가 68.4%로 가장 많았다.
특히 저온화상은 40~50도 열에도 1시간 이상 노출되면 발생할 수 있어 수면 중 사고 위험이 높다.
전문가들은 “겉으로 뜨겁지 않아도 피부 조직은 깊게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고 10건 중 9건은 ‘사용자 부주의’…반복되는 생활 속 위험 신호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전기장판 화재의 87%가 사용 부주의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위험 사용 패턴은 △라텍스 매트리스 위 사용(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과열) △두꺼운 이불·담요 여러 겹 덮기 △접힌 상태에서 전원 바로 가동 △난방기기 여러 대를 멀티탭에 연결하는 ‘문어발식 사용’ △장기간 사용 제품의 내부 열선 피복 손상 방치 등이다.
문제는 이런 위험요인이 매년 반복적으로 지적되지만 행동 변화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기장판 사고 반복되는 ‘진짜’ 이유
소방안전 전문가는 “사고 대부분은 부주의에서 발생한다”며 “겨울철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는 만큼 멀티탭 과부하만큼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장판을 접어서 보관한 뒤 그대로 사용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하다”며 “열선이 손상된 상태에서는 작은 스파크도 화재로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저온화상은 통증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위험 노출이 장시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40~50도에서도 2도 화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노인·아동은 체온 감지 능력이 떨어져 위험에 더 취약하다. 스스로 온도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가족의 모니터링이 필수다.
사고 품목임을 잘 알면서도 사용 설명서를 읽지 않는 경우도 많다. 라텍스 사용 금지, 장시간 고온 금지 같은 기본 수칙만 지켜도 대부분의 사고는 예방 가능하다.
열선 노후화는 외관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3~5년 이상 사용한 제품은 계절마다 사전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 “사고는 막을 수 있다”
생활 안전 전문가는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과열이 생긴다”며 “두꺼운 이불을 덮는 방식은 특히 위험하다. 스마트 제품이라도 기본 통풍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10월부터 상담이 급증하는 패턴은 매년 똑같다”며 “이는 계절적 요인뿐 아니라 안전수칙 인식 부족이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문제임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사용자 과실이 큰 만큼, 단속보다 계절별 안전 교육·캠페인이 효과적”이라며 “제조사, 정부, 지자체가 공동으로 가이드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기장판 사고는 뉴스가 나올 때만 관심이 생기고 금방 잊히곤 한다. ‘반복 사고’를 줄이려면 사용자 행동 변화를 이끄는 지속적 메시지 전략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전기장판 사고는 대부분 예방 가능하다”는 점이다.
안전 수칙 준수, 제품 사전 점검, 취약계층 모니터링, 교육·캠페인 강화만으로 매년 반복되는 겨울철 사고는 크게 줄일 수 있다.
전기장판이 필수 난방 기기로 자리 잡은 만큼 ‘익숙함 속에서 생기는 방심’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 요소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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