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식감·유해물질 우려까지…간편함의 ‘함정’
바쁜 일상 속에서 냉장고에 남은 생선구이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간단히 데우는 경우가 많다. 전자레인지는 가장 손쉬운 조리 도구지만, 생선과 해산물만큼은 예외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단순히 ‘맛이 없어진다’는 수준을 넘어 냄새, 식감 변화, 나아가 유해 물질 생성 가능성까지 다양한 문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냄새 더 강해지는 ‘전자레인지 효과’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생선에 풍부한 지방과 단백질은 전자레인지에서 순간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며 급격히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비린내를 유발하는 휘발성 화합물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문제는 이 냄새가 주방을 넘어 집안 전체로 빠르게 퍼진다는 점이다. 작은 주택이나 오픈형 구조에서 특히 악취 잔류가 심하다.
생선을 굽는 과정에서 나는 향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전자레인지 재가열 시 발생하는 냄새는 훨씬 오래 머문다. 실내 패브릭에 흡착되기도 쉽다.
◆고온에서 생성될 수 있는 위험, ‘벤조피렌’
전자레인지는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생선 속 단백질이 부분적으로 수축하며 수분을 잃고, 결과적으로 건조·질김·퍽퍽한 식감을 만든다.
같은 생선구이라도 팬에서 약불로 천천히 데우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간혹 ‘전자레인지에서 웬 발암물질이냐’는 오해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부분 과열 시 생선 표면에서 벤조피렌 생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기름이 많은 등푸른 생선일수록 그 위험이 커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벤조피렌이 인체에 반복 노출될 경우 △적혈구 파괴 → 빈혈 △면역 기능 저하 △발생·생식 독성 △장기적으로 암 발생 위험 증가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론 발생량은 조리 조건·시간·온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가급적 재가열 방식부터 바꾸는 게 안전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문가들 “대부분의 유해물질, 과열될 때 생성”
식품위생 전문가는 “생선은 전자레인지에서 급격히 가열될 때 지방이 쉽게 분해되며 강한 비린 냄새와 함께 불쾌한 냄새 성분이 다량 발생한다”며 “환기가 잘 안 되는 실내라면 악취가 오래 잔류할 수 있어 재가열 시 방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기름 함량이 높은 생선은 전자레인지에서 부분적으로 과열되기 쉬운데, 이때 일부 발암성 물질이 소량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재가열 시 온도 조절을 신중히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생선을 전자레인지로 데울 경우 단백질 구조가 급속하게 수축해 퍽퍽해진다”며 “가능하면 팬에 약불로 천천히 데우는 방식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전자레인지 재가열 과정에서 발생한 냄새는 실내 섬유와 가구에 쉽게 흡착돼 오래간다.
유해물질은 대부분 일정 온도 이상에서 과열될 때 생성된다. 조리 시간과 용기 선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한 외식조리 전문가는 “설령 소량이라도 반복 노출은 피해야 한다”며 “스팀 조리나 팬 데우기 방식이 대체로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선 풍미를 유지하려면 알루미늄 호일을 덮어 약불로 천천히 데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어쩔 수 없이 전자레인지를 쓴다면 항산화 채소를 함께 섭취해 체내 독성 부담을 낮추는 게 좋다”고 전했다.
◆대안은 무엇인가?
약불 팬에 데우는 게 좋다. 생선이 마르지 않고, 식감 유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냄새 확산도 상대적으로 적다.
스팀 재가열 방식도 한 대안이다. 수분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고, 냄새·유해물질 생성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오븐·에어프라이어 저온 가열을 추천하는 이들도 있다. 표면 과열만 피하면 안전성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상추·마늘·양파 등 항산화 채소는 벤조피렌 등 체내 독성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된다.
전자레인지는 편하지만, 생선만큼은 조금만 돌아가도 향·맛·식감·냄새가 크게 손상된다.
여기에 유해물질 생성 가능성까지 겹치면 재가열 방식에 한 번쯤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편리함을 택하느라 맛과 건강을 함께 잃기 쉽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최소한의 조리 선택이 최선의 안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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